• 최종편집 2024-03-28(목)
 
사진기본크기1.gif▲ 운용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중환자실 격리병상 무균치료실 등 특수병상의 공급은 정체하거나 줄어드는 상황이다. 사진은 모 병원 중환자실 (기사 중 특정사실과 무관합니다)

 
세계 최대 수준인 한국 병원 병상, 질 관리 안돼
 
일반·정신과 병상 증가, 중환자실·격리병상 공급 정체
 
심평원 "병상 시설 기준 미비해 의료 질 저하 요인"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한국 병원 2700개(2014년), 미국 2292개(2013년), 일본 1,505개(2009년).
 
이 숫자는 각 나라의 대형병원 최대 병상수이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인구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병상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러한 병상수의 증가세는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1천명당 병상수는 1위인 일본(13.4)에 이어 한국이 2위로 9.6개이고 연평균 병상 증가율은 '세계적'이다. 대부분의 OECD 국가의 병상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2위인 터키의 3.2%의 2배가 넘는 7.1%이다.
 
병상 증가세를 주도하는 병원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모 지방대학 교수는 "80년대만해도 지방의 3차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환자만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갈 수 있었지만 이런 규제가 없어지면서 지방 환자들이  의원에서 바로 서울 대형 병원으로 가고 있다"며 "특히 서울 소재 병원들이 병상을 증축하면서 '블랙홀'처럼 지방 환자를 흡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병상 증축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어 몇몇 대학병원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신도시에 1천 병상이 넘는 병원을 신축하고 있다.
 
이근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원기술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24일 열린 심평포럼에서 "미국, 일본에서 많은 병상이 있는 병원들 중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 병원은 몇 개 밖에 없지만 우리나라는 병상수와 병원 지명도가 비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요 국가의 통계를 보면 병상 수가 많다고 의료의 질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말이다.
 
심평원의 '병상의 질 관리 지표'를 통해 분석해보면 병상의 구체적인 문제가 잘 드러난다.
 
국내 병의원 입원 병실 중 ▲낙상방지용 장치 침대 ▲보호자용 침대 ▲개인 사물함 등을 구비한 병상이 75%를 넘는 반면 ▲산소 및 음압이 가능한 중앙식 의료가스장치 ▲간호사 호출 장치 ▲개별 취침등 ▲병상간 커튼 ▲손소독제 등을 구비한 병상은 30% 미만이었다.
 
이근찬 연구위원은 "병상 규모의 양극화와 함께 시설의 양극화도 이뤄지고 있다"며 "질 낮은 병상을 운용하는 병원이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운용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중환자실 격리병상 무균치료실 등 특수병상의 공급은 정체하거나 줄어드는 상황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의 중환자실은 3.119개에서 2013년 3,469개로 소폭 증가했지만 병원급 의료기관의 중환자실은 1,924개에서 2013년 1,360개로 급격히 줄었다.
 
이 연구위원은 "급성기·정신과 병상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중환자실, 격리병상 수는 5년새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의 하나로 4인실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2,3인실에 대한 보험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병상 질관리'에 대한 대책은 빠져있다.
 
4인 병실 이용시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본인 부담은 줄지만 병실 환경 개선이나 시설 수준의 향상을 기대하기 쉽지않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의 병원 시설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등은 병원 설계시 소음 규정 등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병상 수급계획에 대한 논의는 되고 있지만 병상 질에 대한 평가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병상의 질 향상을 위해서 병상 정보관리 평가가 필요하다"며 "이를 중장기적 과제로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4인실이라고 다 같은 4인실이 아니예요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