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사진기본크기1.gif▲ 보건복지부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은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협회) 학술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서 "현재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 '사회적 입원'으로 볼 수 있는 비중이 20-40% 정도"라며 "이런 상황이 정상적인지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기본크기2.gif▲ 노인요양병원협회 윤해영 회장은 "잘못한 점이 많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마녀사냥식으로 요양병원을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수가 인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환자단체 "요양병원 들어가는 3조 중 2조가 본인부담 상한제면 재고해야" 

요양병원협회 "수가 인상없이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 사고 이후 보건당국이 요양병원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면서 요양병원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노인요양병원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밝히자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를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 사에 노인요양병원의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26%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 진료비 증가율은 8% 정도였다.

특히 2008년 8,690개이던 요양병원 수도 가파르게 증가해 2013년에는 1,232개로 급증했다.

전체 병원급 의료기관이 3천개임을 감안하면 절반이 요양병원인 셈이다.

요양병원수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진료비도 늘어, 지난해에는 요양병원에 지출된 건강보험 재정이 3조원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은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협회) 학술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서 "현재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 '사회적 입원'으로 볼 수 있는 비중이 20-40% 정도"라며 "이런 상황이 정상적인지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입원'이란 집에나 시설에서 요양 서비스를 받아도 되는 노인이 건강상 이유로 입원하기보다 '가족 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요양병원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지난 2008년 118일을 기록한 뒤 2013년에는 156일로 늘었다.

손 과장은 "미국의 평균 재원일수는 30일 미만이고 대부분의 국가는 30-90일 전후로 입원기한이 제한돼 있다"며 "세계적인 노인학회에 1년 이상 병원에 입원해 관리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소개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재원일수를 더 깊이 살펴보면 중증인 경우 평균 63일인 반면, 경증으로 분류되는 인지장애군은 평균 106일로, 경증일수록 재원일수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잘하는 요양병원이 있는데 그렇지 못한 나쁜 질의 병원도 증가해, 전체적인 상승보다 (의료질이)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요양병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우려는 '요양병원으로 정체성을 상실하고 생활주거시설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손 과장은 "세계적으로 보면 요양병원은 한번 입소하면 나오지 못하는 양로원과 다르다"며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협의체를 구성해 요양병원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손 과장은 "걱정스러운 부분은 노인요양병원협회가 대안 제시 보다 모든 안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모든 대안을 반대하고 수가만 올려달라고 하는데 그런 스탠스로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인요양병원협회 윤해영 회장은 "잘못한 점이 많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마녀사냥식으로 요양병원을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수가 인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장성화재 이후 졸속안이 나오고 있는데 (개선안은) 제대로 된 연구 용역을 거친 뒤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해 참석한 요양병원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손 과장은 "협회는 추상적인 말 보다 데이터를 추출해 어떤 식으로 검증하고 세부적으로 어떤 안이 필요할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설전이 길어지면서 세미나에 참석한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답답하다"는 말을 하며 복지부와 협회의 논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좋은 요양병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몇몇 악덕 요양병원에는 문제 제기를 해도 끄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요양병원 쪽에 지출되는 3조 중 2조가 본인부담상한제로 나가는 것이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개선 기본 방향을 △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의료서비스 제공 △중증환자 중심의 의료 강화 △우수한 의료 질에 대한 평가로 잡고 올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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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요양병원협회 대안 없이 반대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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