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학대피해아동 10명 중 4명은 거의 매일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아동학대보고서는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 가정과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학대를 경험한 어린이수가 5657명에 달하고 이중 약 41%인 2320명이 매일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무서운 것은 80%이상의 아동학대가 바로 가정에서, 그것도 보호자인 부모들에 의해 가해진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방임하는 것도 모자라 구타에 정서적 학대까지 일삼는 가해자의 절반이 친아버지며, 피해아동의 절반 가까이가 거의 매일 시달린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결과다.

피해아동 인원만 놓고 보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이는 오랜 유교적 관습으로 인해 가정 내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관례인 것으로 볼 때 저조한 신고율에 기인한 것일 뿐 실상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3세미만 영아 학대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3세미만의 영아에 대한 학대사례가 530건으로 2009년 대비 16%나 증가해 스스로를 보호할 아무런 힘도 영아에 대한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 학대행위자로는 여성이 62.8%로 남성의 36% 보다 많았는데 이는 주로 아기를 양육하는 엄마가 가해자라는 것이다.

영아 학대자의 특성을 조사해보니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과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결국 말도 못하는 아기들을 자신들의 화풀이 대상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아동학대는 단순히 눈앞에 드러나는 상처가 다가 아니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정상적인 성장을 막는 등 어린이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사랑 받고 자랄 권리가 있다. 또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가정 내 문제라고 사회와 국가가 손 놓고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선진국처럼 국가가 나서서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폭력부모로부터 격리시켜 치료하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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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아동 보호 위한 시스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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