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이기도 한 하주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는 데, 이는 그 동안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인터뷰]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하주원 연구원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정신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75%는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는 회사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간 근무시간은 219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50시간을 크게 웃돌고, 휴가를 쓰지 못하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44.3%에 달한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는 직장인들의 정신건강을 챙기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17개국 국가 평균에 비해 49.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능률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것으로 업무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정신건강은 노동생산성과 직결된다. 그러면 직장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국내 기업, 근로자 정신건강에 무관심"

<현대건강신문>은 지난 4일 서울 태평로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에서 1월 출범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하주원 책임연구위원을 만나 직장인들의 정신건강관리 현황과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 보았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하주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는 데, 이는 그 동안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문화 자체가 개인보다 조직에 우선하고, 야근 등 업무시간이 긴 것은 물론, 빠질 수 없는 회식문화도 문제다. 개인적인 생활은 존중하지 않고 휴가도 충분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이 쉽게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건강엑스포를 찾은 사람이 정신건강 테스트를 하고 있다.

그는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근로자의 정신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였다”며 “일본만 하더라도 고위험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80시간 초과 근무자는 자신의 증상 호소와 관계 없이 정신건강에 대한 상담을 받도록 되어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국내의 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물론 최근 정신건강강좌도 열고 회사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일회성인 경우도 많으며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은 미흡한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문화 자체가 개인보다 조직에 우선하고, 야근 등 업무시간이 긴 것은 물론, 빠질 수 없는 회식문화도 문제다. 개인적인 생활은 존중하지 않고 휴가도 충분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이 쉽게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 연구원은 “지금 30~40대 직장인들은 윗사람에게 수직적으로 복종만하고 살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며 “이런 상황에 분노가 쌓이게 되고, 화병이 된다. 가뜩이나 가중한 업무에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이 있는 직장인들이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불안·우울을 해결하기 위해 술, 인터넷, 도박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기업 정신건강 연구소의 출발도 2011년도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사업장에 마음건강 클리닉을 설치하여 운영하면서부터다.

▲ 하 연구원은 직장 생활 속에서 쉽게 정신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로 △화가 나도 대화로 해결할 것 △자신을 가장 먼저 챙길 것 △하루 20분 이상은 꼭 햇빛을 볼 것 등을 추천했다.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

"회사에서 쌓인 분노 술로 풀면 위험"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우울, 불안, 수면 및 직무스트레스 등에 대해 정신건강검진을 종합건강검진에 도입하였으며, 이를 연계해 의료기관으로 의뢰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많은 부분 삼성 계열사 임직원 및 가족이 검진을 받았음에도 기업의 집단적인 정신건강 관리에 활용하는 측면까지는 연계되지 못했었다.

직장 및 근로자의 정신 건강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강북삼성병원의 영역이 진료 영역만으로 국한된다면 결코 기업정신건강에 있어서 앞서 나갈 수 없기에 선택한 것이 바로 ‘기업 정신건강 연구소’다.

기업 정신건강 연구소는 기업정신건강을 위해 고위험군의 관리와 행복한 사업장 만들기 등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한다.

하 연구원은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신영철 교수는 직무스트레스를 회사에서 다 풀 수 없다고 말한다”며 “즉 행복한 가족, 자랑스러운 나, 신나는 일터 등 세 가지가 만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직장 생활 속에서 쉽게 정신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로 △화가 나도 대화로 해결할 것 △자신을 가장 먼저 챙길 것 △하루 20분 이상은 꼭 햇빛을 볼 것 등을 추천했다.

하 연구원은 "시설이 좋아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사무 공간은 굉장히 안 좋다"며 "잠시라도 햇빛을 보고 기회가 되면 걷는 것은 정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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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우선하는 문화, 근로자 정신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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