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체내로 침투해 전신마비 유발...부분 노출시 10분 이상 씻어야

[현대건강신문] 25일 KBS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불산의 위험성을 실험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온뒤 불산의 독성이 인터넷에서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입자가 작아 피부 침투율이 높은 화학물질

불산은 유리 부식이나 주물의 모래 제거, 스테인레스 표면처리에 주로 쓰이는 탓에 산업체, 그 중에서도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를 세척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소량이기는 하나 화장실 청소제와 치약, 화학비료, 농약 등에도 함유돼 있다.

이처럼 산업체나 일상생활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는 불산이지만 유리나 금속을 녹일 만큼 독성이 강하고 다른 할로겐 이온보다 입자가 작아 다른 화학물질보다 위험하다. 소량의 누출에도 영향력과 피해정도가 큰 탓에 정부에서도 위험 유독물질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산을 취급하는 산업체 역시 유독물질지도점검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불산 노출 기준 ‘0.5ppm'

미국환경보호국에서는 불산에 대한 산업안전기준으로 1ppm 이상이면 악취가 나고 3ppm 이면 눈과 인후두에 자극이 생기며 8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3ppm 이하로 노출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15분 이내 최대 노출 허용치를 6ppm,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기준을 20ppm으로 정하고 30ppm 이상이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 역시 위험성 화학물질에 대한 권고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불산의 허용치는 0.5ppm이다.
 
불산은 피부조직과 결합해 부분적으로 괴사를 일으키는 일반 화학화상과 달리 몸속으로 침투해 우리 몸의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해도 내적으로 문제를 야기한다는 면에서 더 위험하다. 몸에 들어온 불산은 칼슘,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해 대사작용을 일으켜 근육을 움직이는데 필수인 칼슘 수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전신 마비를 일으킨다.

심하게는 심장까지 영향을 미쳐 심실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실세동(부정맥)을 야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기체 상태의 불산을 흡입하면 상기도에 출혈성 궤양과 폐부종이 생기고, 액체 상태의 불산이 피부에 묻으면 화상 증상이 나타난다.

노출 부위 물로 씻고 칼슘 수치 유지해야

불산 노출 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응급치료법은 실온의 물로 10분 이상 환부를 씻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도 부분적으로 노출되거나 몸에 닿았을 때 가능하다. 전신이 불산 가스 또는 액체에 노출됐다면 곧바로 인근의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조기 치료가 앞으로의 치료시기, 경과 등을 좌우하는 만큼 빠른 시간 내에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 전문적인 화상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산과 염기 화학물에 노출되면 치료 시 세척 이외에는 별다른 중화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산은 중화제의 개념으로 상처 부위에 전해질 보충제인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젤이나 액체 상태로 바르거나 피하 주사한다.

통증을 억제하고 조직 괴사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다. 또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딱지가 생기면 가피제거술을 시행한다.

넓은 부위가 노출됐다면 체내 칼슘과 마그네슘 농도를 반복 측정해 적정 수치를 유지하도록 보충하는 치료를 실시하며 증기를 흡입했다면 칼슘제제로 흡입 치료를 처방한다. 불산으로 인한 피해가 6시간 또는 최대 24시간 후부터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근접 관찰이 필요하다. 
 
임해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체내로 침투한 불산은 칼슘과 반응해 근육을 마비시키고, 심장에도 영향을 미쳐 심장 기능까지 저해하는 만큼 다른 화학물질보다 우리 몸에 치명적”이라며 “불산에 노출됐을 경우 실온의 물로 10분 이상 환부를 씻고 화상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24시간 후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근접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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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까지 일으키는 불산의 치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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