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사진기본크기1.gif▲ 이종복 대한외상학회 회장(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은 대형재난이나 전쟁 등 국가 유사시 민·군이 함께 하는 즉각적인 외상치료 체계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상학회 이종복 회장, 민군 협력 외상치료 체계 확립 중요성 강조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이스라엘은 건국과 동시에 민·군이 함께하는 외상치료시스템을 갖춰 왔습니다. 반면 6.25를 겪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외상치료에 대한 체계는 물론 가이드라인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종복 대한외상학회 회장(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은 대형재난이나 전쟁 등 국가 유사시 민·군이 함께 하는 즉각적인 외상치료 체계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현대건강신문>은 이종복 대한외상학회 회장을 만나, 최근 국군의무사령부와 대한외상학회가 공동 주관한 ‘제2회 환태평양 외상 학술대회’의 성과와 의의, 앞으로 외상학회가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종복 회장은 먼저 “외상이란 분야는 공공적인 것으로 돈 되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중요한 분야로 재난 상황에 대비한 반복적인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서도 많은 재난대비 메뉴얼들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배에 탄 승객들의 대피 훈련부터 구조당국의 재난 대응 메뉴얼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실제로, 외상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사고에서부터 최근 일어난 세월호 사건 등과 같은 재난 상황이나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외상 환자들의 이송과 응급처치, 수술적 치료, 재활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휴전 상황인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분야다.
하지만 그 동안 정부가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쪽으로 지원을 강화하다보니, 외상쪽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교통사고 환자 중 적절한 외상 치료로 살릴 수 있는 환자 있어
 
그 결과 우리나라 외상환자의 예방가능 사망률은 35.2%로 다른 선진국의 20% 미만과 차이가 크다. 즉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살릴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응급의학과 쪽으로 집중이 되다보니 (응급의료센터에) 외과계 의사 개입이 안됐다”며 “하지만 교통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다발성외상이 많고 외상 전문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늦게나마 보건복지부는 2011년 중증 외상환자들을 위한 전문 치료 시설로 전국 17개소에 권역외상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정책적 지원일뿐 '실질적인' 지원은 부족한 상태다.
 
이 회장은 “결국 (외상을 담당하는 의사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외상 분야에서 훌륭한 의사가 되려면 헌신적인 노력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외상학회는 지난해 9월 국군의무사령부와 '민군합동 외상치료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가 유사시에 외상치료시스템 마련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국군의무사령부가 외상센터 건립을 앞두고 전문가가 필요할 것 같아 같이 하자고 했다”며 “군이란 특수성 때문에 모든 시스템을 함께 하기는 힘들지만, 민·군 합동의 치료체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동 학술대회의 의의도 여기에 있다. 그는 “비슷한 안보상황에 있는 이스라엘의 외상치료시스템을 총괄하고 있는 담당자를 초빙해 민·군 합동 외상시스템구축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며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합동 외상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실제 함께 할 수 있는 훈련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기본크기1.gif▲ 대한외상학회 이종복 회장은 “외상을 스포츠에 비유하면 ‘팀스포츠’다”며 “리더도 중요하지만, 팀과의 유대감이 필요하다. 외상치료에서 사망률을 낮추려면 외상센터와 군, 정부, 소방 등의 기관들끼리 유기적 화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상 환자 생존율 높이기 위해 이송체계 확립도 중요
 
군과의 협력뿐만이 아니라 외상 환자들의 이송을 책임지고 있는 119 등 소방방재청과도 친해져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외상센터를 통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다친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이송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도 한시가 급한 환자들을 외상센터가 아닌 응급실로 데리고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외상환자의 치료는 한 명의 스타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회장은 “외상을 스포츠에 비유하면 ‘팀스포츠’다”며 “리더도 중요하지만, 팀과의 유대감이 필요하다. 외상치료에서 사망률을 낮추려면 외상센터와 군, 정부, 소방 등의 기관들끼리 유기적 화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상학회의 역할을 젊은 의사들을 외상 전문의로 교육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회장은 “외상학의 발전은 외상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진료로 환자의 장애정도를 낮추고 중증외상환자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인적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데 이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외상학회는 2010년 대한의학회의 승인을 받아 2011년 1월부터 외상외과 세부전문의 제도를 운용해왔다. 처음에는 전임의를 교육할 수 있는 인적자원 확보를 위해 세부전문의를 선발하였지만, 2013년부터는 2년 동안의 전임의 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아직도 외상 전문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외상치료시스템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사명감과 헌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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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군 협력해 재난 대비 외상치료 반복 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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