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10도 이상, 혈압 13mmHg 이상 상승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한낮 평년 기온이 4~5도 가량 높아 30도를 웃도는 곳이 많은데 비해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교차가 10도에서 15도 안팎까지 크게 벌어져 고혈압 환자의 혈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일교차가 심해지면 우리 몸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활발하게 하여 하루 동안 혈압수치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더운 여름 날씨에 익숙해져 있던 몸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평소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대한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은 혈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혈압관리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순환기센터 장성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큰 일교차로 하루에도 혈압이 13mmHg 이상 상승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 한다. 급격하게 기온이 변화하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혈압이 급작스럽게 상승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온도가 1도 내려가면 혈압이 1.3mmHg가 올라가게 되는데 요즘처럼 한낮에 비해 아침저녁의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 나면 혈압은 13mmHg 이상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가장 무더운 달인 8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22~30도이고, 9월은 17~26도로 두 달 사이에 무려 13도나 기온차가 나고 이러한 기온변화는 혈압을 무려 17mmHg나 상승하게 만드는 효과로 나타난다.
장 교수는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이전에 건강하던 사람에게 고혈압이 생기기도 하고, 과거에 잘 치료되었던 고혈압 환자도 날씨 때문에 혈압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잠깐 방심에 혈관질환이 생겨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많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특별한 증상 없이 뇌졸중, 심근경색을 유발
특히 밤새 이완되어 있던 우리 몸은 잠에서 깨어나 심장운동을 시작하면서 수면 중 낮아졌던 혈압이 기상 후 약 2시간 동안 높아진다. 아침시간에는 대부분 사람들의 혈압이 올라가지만 고혈압 환자에게는 이 같은 혈압상승으로 인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은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절기에 갑자기 몸에 한기를 느끼게 되면 신경계가 과다한 반응을 보여 혈압이 상승하고 이전에 고혈압으로 인해 손상된 혈관에 자극을 주어 혈관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혈관이 이완돼 혈압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심장질환자나 고지혈증환자 등은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약해진 혈관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진 혈관이 막혀 뇌졸중을 유발하거나, 심혈관 폐색을 만들어서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 환절기에는 하루 세 번씩 혈압측정
환절기 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측정을 통해서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혈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최근에는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보다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 수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정확한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 가정에서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루 중 몸과 마음이 가장 안정된 상태가 되는 시간은 기상 후 30분경으로 혈압을 측정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요즘처럼 시간에 따른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 세 번씩 꾸준하게 혈압을 측정하면 자신의 혈압을 더욱 정확히 알 수 있어 적절한 관리와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한 환절기에는 혈압이 정상이었던 사람도 고혈압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 정상이었던 혈압이 별다른 이유 없이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향후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운동은 쌀쌀한 아침보다는 저녁이 좋아
환절기에 기온이 내려갔다고 운동을 중지하게 되면 오히려 몸무게가 늘고 혈압이 상승할 수 있어 운동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 있는 아침보다는 저녁에 하는 것이 좋으며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마친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운동의 종류와 시간을 조절해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걷기나 체조, 산책, 줄넘기, 계단 오르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은 도움이 되지만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줄다리기, 역기, 달리기 등 일시적으로 큰 힘을 내야 하는 운동은 과도하게 혈압을 높이고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한다”며 “등산 등 야외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기온 변화에 대비해서 보온성이 좋은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가을에는 여름철보다 식욕이 좋아지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염분 섭취는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소금을 적게 넣고, 짠 국물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