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출시 앞두고 식약처 "비만환자 치료에만 사용해야" 경고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의약품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체중 감량의 성공 비법으로 언급하며 전 세계적 유명세를 탄 비만치료제인만큼 기대도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세계 유명인사들의 사용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주사제와 관련해, 비만에 해당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s) 계열의 약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자연적인 GLP-1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며, 식욕 억제, 포만감 증가, 혈당 조절 등에 관여.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작용 기전을 모방하여 비만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먼저, 췌장의 베타 세포에 있는 GLP-1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 GLP-1은 뇌의 포만감 중추에도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더 빨리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고 체중 감소를 촉진하고, 위에서 음식이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어,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시키고 더 오랜 시간 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
식약처는 "10월 중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주사제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하여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 식약처의 지적이다.
특히, 2022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의 체중 감소 효과가 뚜렷하나, 사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800명의 참가자가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와 함께 식이요법, 운동, 상담을 받으며 약 4개월 동안 평균 10.6%의 체중이 감소. 이후 위약으로 전환된 일부 참가자들은 1년 후 거의 7%의 체중을 회복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 1년간 세마글루타이드와 생활 습관 변화로 평균 17.3%의 체중을 감소시켰으나, 약물 중단 1년 후 감소했던 체중의 약 2/3가 다시 증가했다. 또,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 증가 외에도 이전에 개선되었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해당 비만치료제가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며,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며 "사용자가 해당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해당 비만치료제 관련 이상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며,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과대광고 행위도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