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세계보건의회를 위해 제네바에 모인 각국 대표들이 예방접종비의 과도한 가격 인상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저렴한 백신 가격 및 백신 가격 책정에서의 보다 투명한 태도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통과 시켰다.
이번 결의문은 세계보건의회 모든 회원국이 채택했고, 대한민국, 알제리, 호주, 브라질, 콜롬비아, 레바논, 리비아, 에콰도르, 이집트, 인도네시아, 니제르,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기타 여러 국가를 포함한 60여 개국이 이에 포함됐다.
이 국가들은 심의 과정 중에 이번 결의문에 명백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높은 백신 가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각국 정보가 보낸 이 같은 강력한 신호를 환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사무총장 마니카 발라세가람(Manica Balasegaram) 박사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여러 나라들이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세계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백신 가격이 날이 갈수록 너무 비싸다는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라며 “백신 가격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 정부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아동들의 일부 질병은 예방이 가능한 한편 다른 질병은 비용 문제 때문에 발병을 막지 못하는 난제에 빠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신 가격이 이렇게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백신 가격 책정과 관련하여 공개된 정보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약값을 비교해 볼 수 없는 많은 개발도상국, 인도주의 단체들이 제약회사들과 협상할 때 취약한 입장에 서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가격 책정에 관한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백신 가격 개선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발라세가람 사무총장은 “높은 백신 가격 때문에 자국 아동들을 보호하지 못해 좌절하는 나라들이 있다.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실제로 지불된 백신 가격에 대한 투명성을 개선함으로써, 백신 가격을 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데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며 “이번 결의문을 통해 각국은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 우리는 이익보다 공공 보건을 우선해야 한다. 아동들의 생명을 구하는 백신이 빈곤 국가에서 일종의 거대한 비즈니스가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