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사진기본크기1.gif▲ 2일 서울 모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마련된 메르스 환자 격리치료시설.
 

지방의료원의 경우 시설·장비는 물론 직원교육·인력운영계획도 없어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 중 첫 사망자가 나오고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 환자가 25명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환자들이 더 늘어날 경우 메르스 환자를 격리해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따르면 전국에 음압시설을 갖춘 격리병상은 총 105병상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다인실을 포함하고 있어 감염 위험 때문에 105명을 모두 수용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음압격리병상은 메르스와 같은 신종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 환자와 격리하되 공기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음압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기준을 갖춘 병상이다.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들은 모두 음압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지만 앞으로 환자들이 더 늘어날 경우 환자들을 수용해 치료할 병상조차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병실뿐만이 아니다. 전담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는 한 국가지정격리병원의 경우 메르스 환자를 돌보기 위해 중환자실과 병동 2개를 폐쇄하고 수십 명의 간호사를 투입한 상태다. 

특히 메르스 환자를 위해 협진하고 있는 10여명의 의사들도 교체할 인력이 없어 피로도가 극심한채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지정격리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이송이 늘면서 의료진들이 10여일째 쉬지 못하고 진료를 하고 있다"며 "일부 의료진은 메르스 증상을 보며 격리됐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의료진의 번아웃(소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방은 더 심각하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메르스 환자를 격리치료할 준비를 하라는 지침을 받은 모 지방의료원의 경우 음압병실이 있기는 하지만 별도의 독립된 장소가 아니라 일반병동에 설치돼 있어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입원환자들을 모두 내보내야 한다는 것.

경북 경주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치료 중인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모두 긴장한 상태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음압병실에는 환자치료를 위한 시설과 장비도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메르스 환자가 입원할 경우에 대비한 직원교육과 인력운영계획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료기관의 현장 대응시스템이 이런 상황이라면 무방비 상태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대거 발생한 B병원 사태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말로만 총력대응을 선언할 것이 아니라 매뉴얼과 지침, 환자관리가 실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실태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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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치료 위한 음압격리병상 전국 105개...환자 늘면 치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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