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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메르스 사태 대비해 공공의료인프라 구축해야 – 현대건강신문
  • 최종편집 2024-06-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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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온 국민들의 삶을 뒤흔들었던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물론 방역망 밖의 확진자가 나온 강동경희대병원과 전형적인 슈퍼바이어저 환자가 머물렀던 강동성심병원, 구리 카이저재활병원 등의 잠복기가 끝나지 않아 여전히 뇌관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의 감염병 방어체계가 얼마나 허술한 지, 정부가 국민 생명과 건강에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해 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메르스 감염자는 29일 현재 182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32명이나 나왔지만 국가지정입원병원의 음압격리병상은 105개, 34개 지역거점 공공병원 중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병원은 24개 밖에 되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감염내과전문의는 200여명에 불과하고, 감염병 재난 시 질병수사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역학조사관은 겨우 34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숫자가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이번 메르스 사태서 보여준 우리의 방역체계는 그야말로 낙제점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제대로 된 국가방역체계 매뉴얼조차 없거나 설령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목격했다. 또 감염병 재난 시 이를 책임져야 할 정부는 늑장대응으로 일관했고, 이를 강제할 제도적 장치나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사태가 던져준 것은 현재 당면한 메르스에 대한 대처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감염병 방어체계 전반에 대한 고민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해 온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얼마나 허울뿐인 정책이었는지 재확인 시켰다. 국민건강과 생명을 산업의 측면에서만 고려한 의료서비스 선진화는 말 그대로 위험천만한 발상이었다.

그 예로 세계적인 의료기술을 자랑하던 삼성서울병원은 감염병 발생 진원지 역할을 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렸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감염내과 전문의인데도 정작 원내 감염을 막는 데는 실패했으며, 후진국에서나 자주 일어날 법한 의료진 감염이 계속 일어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민간병원이 공공의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돈 없는 환자들이나 가는 곳으로 치부되던 공공병원들에는 갖춰져 있던 음압격리병실이 국내 최고시설의 민간병원에는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작 국가 비상상황에서는 우리가 믿었던 최고 수준의 의료시설이 무용지물 이었다.

메르스 사태가 끝이 아니다. 제 2, 제 3의 메르스 사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확인했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준비를 해야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공공의료인프라 확충이다. 민간의료에 위탁하는 현재의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국가 위기 상황 시 국가가 직접 지휘·통제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을 늘려야 한다. 또 감염병 등 위기 상황 발생에 대비해 역학조사관 등의 전문인력 확보와 국가 비상시 의료인력 보충을 위한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공공의료기관 의료진들은 민간병원보다 열악한 시설과 급여 수준에도 국민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수고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의 가치와 입장을 재정립해야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를 국가적 규모의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공공의료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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