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가로_사진 copy.jpg▲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관리공단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민들이 납부한 '공공성'을 띄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형표 연금공단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굳은 얼굴로 질의를 듣고 있다.
 

연금공단 문형표 이사장 "투자 방향 결정은 절차 있어"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37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생산 기업에 국민이 낸 연금이 투자되고 있지만 연금공단은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에 소극적이어서 국회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관리공단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민들이 납부한 '공공성'을 띄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현 의원(새누리당)은 "(위험한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한) 부도덕한 기업을 어떻게 괴롭힐지 총체적으로 뜻이 모아져야 한다"며 "연금공단도 그런 일을 해야 하고 이런 자세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기금운영본부도 비슷한 정서적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관련 주요기업 10곳에 투자된 국민연금의 총액이 3조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은 2011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에도 해당기업들에 대한 투자금액과 기업별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민연금은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SK케미칼과 옥시에 각각 3천3백억원, 1천2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유통․판매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주요기업인 △이마트 △GS리테일 △SK케미칼 △홈플러스 △롯데쇼핑 △롯데마트 △AK홀딩스 △옥시 △테스코 △코스트코 등 10개기업에 투자한 총액은 2015년 기준 3조8천억 원으로 2011년의 2조3천억 원 보다 1조 5천억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이마트가 1조2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홈플러스(9,700억원) △롯데쇼핑(5,530억원) △GS리테일(3,872억원) △SK케미칼(3,308억원) △옥시(1,27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국민의당 김광수, 천정배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은 연금공단에 투자금 회수를 주문하는 질의를 했지만 연금공단 문형표 이사장은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절차가 있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국민 정서와 떨어진 발언을 했다.

김광수 의원은 "국민들은 분노해 옥시 제품을 불매하고 있는데 (연금공단이) 아직도 투자의 효율성을 말하고 있냐"며 "연금 권력을 회복하기 위해 빨리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의 '불분명한 발언'에 목소리를 높인 윤소하 의원은 "연금공단 돈의 주인은 국민인데 오늘 (문 이사장의) 답변을 듣고 있으면 이 부분을 행정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가습기살균제 생산 기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문 이사장을 다그쳤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투자 결정 절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비슷한 답변을 또 다시 쏟아냈다.

천정배 의원은 "추상적인 답을 하지말고 구체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며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보통사건이 아니어서  (연금공단이) 책임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근 의원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기업에 투자되었다는 것 자체로 이미 심각한 문제임에도 연금공단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투자규모를 수년간 늘려왔다”며 “이는 심각한 직무유기로 2011년 처음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즉각적인 조치가 선행됐어야 했다. 따라서 이에 대해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함께 투자철회 및 축소 검토 등의 즉각적인 시정조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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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모은 국민연금, 살인기업에 투자해도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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