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가로_사진.gif▲ 우리나라 노인들이 음식과 주거 등 물질적 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 자살 등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우리나라 노인들이 음식과 주거 등 물질적 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 자살 등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사회복지정책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물질적 결핍과 노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종단 연구’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음식과 필수재, 주거와 의료 영역의 11개 항목 중 한 가지 이상의 항목에서 물질적 결핍을 경험하는 노인의 비율이 매년 12~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질적 결핍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경험한 집단의 정신건강이 양호하지 못하였으며, 두 가지 이상의 중복 결핍을 경험한 집단은 정신건강 상태가 더욱 좋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3년에 발표된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거의 절반(47.2%)은 상대소득 빈곤 상태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12.8%)의 네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노인빈곤 수준을 보이고 있다. 

노인들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은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방식의 극단적 선택을 야기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해, 한국의 노인자살율은 65~74세에서는 OECD국가들 평균치의 5배, 75세 이상에서는 8.3배에 이르러 빈곤율 뿐만 아니라 노인 자살률 또한 OECD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 따르면, 돈이 없어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한 경험이 많게는 18%이었으며, 매년 10%내외로 제반 영역들 중 가장 많은 결핍 경험률을 나타냈다. 이어서 먹을 것이 떨어졌음에도 사지 못한 경험, 적정량보다 적게 먹은 경험 등의 결핍 경험률이 뒤를 이었다. 

또한 유틸리티 사용 관련 공과금을 체납한 경험, 추운 겨울에 난방을 하지 못한 경험,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여타 결핍 경험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1개 이상의 결핍을 경험했다는 노인은 12~22% 정도에 해당해 노인 100명 중 10명 이상이 매년 한 가지 이상의 물질적 결핍을 경험하고 있으며, 5~10명 정도는 두 가지 이상의중복 결핍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물질적 결핍은 노인의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질적 결핍의 경험 유무에 따른 노인의 정신건강 차이를 분석한 결과, 물질적 결핍을 경험한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과 비교해 우울수준이 높고, 자아존중감이 낮으며, 자살생각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 가지의 물질적 결핍을 경험한 집단에 비해 두 가지 이상의 중복 결핍을 경험한 노인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더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작성한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시간강사인 이순아씨는 “급격한 인구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심화되고 있는 노인 우울, 자살, 범죄 등의 각종 노인문제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한국사회의 미흡한 노후소득보장체계로 말미암은 노인들의 열악한 경제 상황, 곧 노인 빈곤”이라며 “이미 경제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일부 노인들이 정신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의 절대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노후사회보장제도 개선에 있어 적극 고려되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한국 노인 10명 중 1명 이상 물질적결핍 겪어...자살 우울증 증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