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장관, 불분명한 대답에 야당 의원 “힘 있게 정책 추진하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27일 세종시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로 ‘저출산’ 문제가 부각됐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김상희, 오제세, 천정배 의원 등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 있다‘는 ’끔찍한‘ 문제제기를 했다.
양 위원장은 “2000년 초등학생이 400만 명이었는데 2050년이면 268만명으로 줄어든다”며 “이 상태로 가면 2100년이면 5천만명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한 미래학자은 소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고 말했다.
심각성에 비해 정부의 대책이 ‘소걸음’이라고 지적한 양 위원장은 “대통령 주재의 저출산 회의가 거의 열리지 않고 재정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 위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재정 1순위를 이 문제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대 국회서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한 오제세 의원도 질의의 대부분을 ‘저출산 문제’에 할애하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오 의원은 “출산율이 1.3 이하면 10년 후에는 신생아가 30만명으로 떨어지고 20년 후에는 20만명 대로 떨어진다”며 “망해가는 대한민국에서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격이 없고 대통령이 이 문제를 알아야 하고 복지부 장관이 앞장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엽 장관은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해주는 등 국민의 인식이 필요하다”며 “복지부도 좀 더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상투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야당 의원들의 연이은 질의에 지친 듯 정 장관은 국감 후반부로 흐를수록 불분명한 답변으로 의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기동민 의원은 “장관의 발언을 들으면 행정부처 장관으로 면이 안 선다”며 “차라리 까칠하게 보였던 방문규 차관의 발언이 더 명확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김상희 의원은 “현재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안 낳는지, 못 낳는지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저출산 문제가 복합해 문제를 풀려면 여러 가지 대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말을 들으려는 게 아니고 (담당 부처 장관도) 이 문제를 잘 모르는 듯하다”며 “상황이 안 좋아서 ‘못 낳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의 문제의식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따라 저출산 예산을 무려 61조원을 썼다고 밝혔지만 그 사이 소득하위구간은 23.6%, 중위구간도 11.5%나 분만인원이 줄었다
김 의원은 “한마디로 돈이 없어서 아기를 못 낳는 것”이라며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국민의 절대다수인 저소득층에게 특화된 저출산 대책이 없이는 저출산 극복의 길은 요원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9대 국회에서도 복지위에서 활동한 남인순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장관은 ‘빠른 시일 내 진행하겠다’고 답했지만 현재까지 그대로인 문제가 많다”며 “(보건정책을) 힘 있고 강력하게 추진력을 갖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장관은 연이은 야당 의원들의 저출산 질문에 “1, 2차 계획시 기반 투자를 했지만 저출산 원인을 짚고 대책을 세우는데 약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