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가로_사진.gif▲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GIST환우회 양현정 대표(왼쪽)는 “글리벡 이후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면서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이 꽤 있다”며 “환자단체 대표로 글리벡 보험 적용 싸움을 한지 13년이 지났지만 치료 효과가 좋은 약을 제 때 쓰지 못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 “암치료 핵심 문제가 비싼 항암제”

다국적제약협회 “건강 보험재정이 가장 큰 문제”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항암제 연구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에 비해서 판매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인간적으로 약 값 좀 내려달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암환자 메디컬푸어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GIST 환우회 양현정 대표는 작심한 듯 ‘비싼 항암제’가 암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장관기질종양으로 불리는 GIST는 위에 생기는 위 암 중 하나로 전체 환자의 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글리벡이 나오면서 GIST 환자들의 생존율은 급격히 늘어났다. 

GIST환우회 양현정 대표는 “글리벡 이후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면서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이 꽤 있다”며 “환자단체 대표로 글리벡 보험 적용 싸움을 한지 13년이 지났지만 치료 효과가 좋은 약을 제 때 쓰지 못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는 항암제의 비율이 낮고 신약의 보험 등재 속도가 느려 암환자들은 신약의 보험화를 기다리다 숨지는 경우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30대 가장이 2차 항암제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숨졌는데 이 치료제가 얼마 있다 보험에 포함돼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 환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고가의 항암제를 보험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양현정 대표는 “몇 개월 더 살자고 약값에 보험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부정적인데 그건 정말 모르는 일”이라며 “항암제를 먹은 뒤 무진행 생존기간이 3,4개월 길어지는 등 생존 기간이 길어질 경우 환자가 누리는 기쁨을 보험화 과정에서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가의 항암제를 사용하지 못해 숨지는 암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현실을 강조한 양 대표는 “일부 면역항암제는 1천만 원이 넘어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신약 개발 과정에 많은) 연구 개발비가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인간적으로 약값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일부 항암제의 경우 약값을 내리는 대신 환자에게 약값의 일부를 환불해주는 제도에 대한 한계점도 지적했다.

“일부 암환자들은 부작용으로 (항암제를) 한 달 정량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환급해주는 약가가 맞지 않아 환자들이 2,3달 기다려 환급을 받기도 한다”며 “환급제를 철회하지 못하면 정액제가 아닌 퍼센트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가로_사진2.gif▲ 토론회 좌장을 맡은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왼쪽)는 ‘고가의 항암제’가 메디컬 푸어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암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며 “한미약품 올리타정을 150만원에 복용하게 한 사례가 있는데 다른 항암제도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는 ‘고가의 항암제’가 메디컬 푸어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암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며 “한미약품 올리타정을 150만원에 복용하게 한 사례가 있는데 다른 항암제도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항암제 시장을 1조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들 항암제를 보험 급여권으로 포함시킬 경우 매년 5천억 원 이상의 건강보험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토론회에 참석한 제약사 관계자가 있으면 이 문제 답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자 다국적제약산업협회 관계자가 일어나 “건강보험 재정이 가장 큰 문제이고 (항암 신약의) 등재부터 보험화까지 600일이 넘게 걸리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가입자) 1천만 명이 3만원씩 더 낼 경우 현재 비급여 항암제를 급여화할 수 있다”고 답해 토론의 논점을 흐렸다.

환급제에 대해서 다국적제약산업협회 관계자는 “제약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급하고 환자는 5%만 부담하는 제도 변화를 통해 풀면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곽명섭 과장은 “보험등재까지 600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상당 부분 억울하다”며 “특히 글로벌 제약사의 영업 전략상 비급여 신청만하고 보험 등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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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너무 비싼 항암제로 메디컬 푸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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