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R&D를 통한 글로벌 진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36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18’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석해 현재 진행 중인 신약 R&D 성과를 소개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1983년 이후 매해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전문 컨퍼런스로 1,500개 기업, 9,000여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자리다.
특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전 세계 3대 제약·바이오 행사 중 하나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벤처, 캐피탈이 모두 한자리에 모두 제약·바이오 산업 동향을 논의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정책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컨퍼런스에 한미약품, SK바이오팜, 셀트리온, 씨젠, 메디톡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비오에피스, 동아에스티, 씨젠, LG화학,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엠지메드, 크리스탈, 바이로메드, 지트리비앤티, 신라젠 등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동아ST,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 체결
먼저, 동아에스티는 현지 시각 10일 오후 4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영국의 제약바이오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혁신적인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연구 중인 3가지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선도물질 및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물질탐색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또한 이번 공동연구로부터 도출되는 모든 지적재산과 특허는 공동소유 하며, 별도의 합의를 통해 양사가 전용실시권을 사용할 수 있다.
동아에스티 강수형 부회장은 “동아에스티의 높은 면역항암제 분야 R&D역량을 인정받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공동연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NASH∙난치성표적항암∙희귀질환 혁신신약 통해 글로벌 비전 소개
한미약품은 이번 컨퍼런스에 권세창 사장, 김선진 부사장, 임주현 부사장 등 R&D 부문 핵심 경영진 다수가 참석했다.
권세창 사장은 10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LAPSTriple Agonist부터 소개했다. 이어 희귀질환 영역(선천성 고인슐린증∙뮤코 다당체 침착증∙단장증후군)에서 개발중인 바이오 혁신신약 3종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권 사장은 현재 LAPSCOVERY 기반 비만∙당뇨신약 중 사노피와 공동개발 예정인 LAPSInsulin Combo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1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암신약 부문에서는 유전자(엑손20) 변이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획기적 약효를 입증한 Pozionitib이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Pozioninib은 MD 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이 주도한 동물모델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에 비해 40배 이상 효력과 80% 이상의 종양크기 감소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권 사장은 “엑손20 변이가 나타난 폐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은 현재까지 개발된 사례가 없어 Poziotinib이 해당 질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면역∙항암, 대사질환 분야에 R&D역량 집중
10일(현지시간) LG화학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Westin St. Francis)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신약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손 본부장은 LG화학은 시장성과 기회요소 등을 고려하여 ▲대사질환 ▲면역∙항암분야에 신약 R&D 역량을 집중하고, 자체 연구 뿐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LG, Partners of Choice(LG, 최고의 파트너)’라는 슬로건을 강조하며 컨퍼런스 참가 기업들에게 신약개발 파트너로서 LG화학만의 경쟁력을 발표하는 것에 집중했다.
손지웅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미래의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 글로벌 리딩 바이오제약기업 성장 비전 제시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현지시각 10일 셀트리온 발표세션에 이례적으로 직접 연단에 서 글로벌 리딩 바이오제약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글로벌 활약상과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은 미래를 내다보고 착실히 준비해 온 끝에 지금의 성장을 일궜으며, 이 순간에도 성장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이상 진행 예정된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추후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리딩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셀트리온이 가장 앞서 있으며 글로벌 경쟁자로 불리우는 암젠(Amgen)과 제넨텍(Genentech)과 비교해서도 가장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에 비해 월등한 원가경쟁력으로 시장을 압도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 회장은 또 해외 유통 파트너사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제3공장을 해외에 짓기로 한 계획은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로운 바이오시밀러인 휴미라와 아바스틴의 임상에도 속도를 적극적으로 내겠다”며 “폐렴백신 등 적극적인 제품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제약기업의 선도주자가 되기 위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의료기기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서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젠 ‘AI 기반의 분자진단시스템’ 소개
올해까지 5년 연속 초청을 받은 씨젠은 ‘원 플랫폼 분자진단 솔루션’을 완성시킬 수 있는 AI 기반의 시약개발자동화 시스템을 소개했다.
천종윤 대표이사는 현지시간 10일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자진단 시약 개발’ 성공사례와 이를 가능하게 한 시스템에 대해 직접 발표해 참석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씨젠은 최근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단 4일 만에 동시다중 리얼타임 PCR(high multiplex real-time PCR) 시약 개발에 성공했다”며 “기존의 동시다중 분자진단 시약 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천 대표이사는 “AI 기반의 분자진단 시스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오랜 염원이었던 분자진단 대중화를 실현하는데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모든 분자진단 시약을 전문 연구원이 아닌 인공지능으로 개발해, 다양한 분야의 제품 출시와 함께 시장 개척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