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헤드라인 copy.jpg▲ 간호사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근로기준관련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4명 이상은 동료 간호사나 의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간호사들이 장시간 농동 등 사직 이유를 적은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10명 중 7명 근로기준관련 인권침해 경험

대한간호협회 인권침해 실태조사 분석 결과 드러나

침해신고 113건, 고용노동부에 구제절차 신청

[현대건강신문] “데이(day 낮) 출근을 신규들은 새벽 4시에 한다. 새벽 4시에 출근해 퇴근은 오후 6∼9시에 하는 게 보통이다. 이렇게 근무하는데도 추가수당이나 특근장부는 절대 못쓰게 한다. 쉬는 날에 불러서 온갖 행사에 참여하게 한다. 그러면서 추가수당은 없다” (A 간호사)

“15∼20분 짧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먹으면 시장터냐면서 빨리 먹고 나가서 일하라고 한다”(B 간호사)

“임신 시 단축근무는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라고 간호부에서 말했고 육아휴직사용하고 나면 당연히 연차에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복귀하고 나면 월급이 인상되지 않는다”(C 간호사)

간호사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근로기준관련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4명 이상은 동료 간호사나 의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대한간호협회가 보건복지부와 함께 간호사 인권침해 행위 등 유사 사례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가운데 지난 1월 23일까지 설문에 참여한 7,275명의 설문내용을 분석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간호사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차별 ▲일·가정 양립 등 노동관계법과 관련해 인권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근로기준법 상 근로조건 관련 내용 위반에 따라 인권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69.5%로 아니라고 대답한 30.5%보다 2배 이상 근로조건과 관련해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한 사람들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근로자가 원하지 않은 근로를 강요하거나 연장근로를 강제한다는 응답이 각각 2477건, 25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장근로에 대한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가 2037건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제한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1995건 ▲유해한 작업환경이나 물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가 952건 등이었다.

위 세가지 사안은 각각 근로기준법 7조, 근로기준법 60조, 산업안전보건법 24조를 위반한 것이다.

생리휴가, 육아시간, 육아휴직, 임산부에 대한 보호 등 모성보호와 관련해서도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27.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예’라고 한 응답자들의 답변을 살펴보면 근로자의 청구에도 생리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926건으로 가장 많았다.

간호사들 모성보호제 있어도 보호 못 받아

이어 ▲유급수유시간을 주지 않는 경우가 750건 ▲육아휴직 신청 및 복귀 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648건 ▲임산부의 동의 없이 연장 및 야간근로를 시키는 경우가 635건 등이 있어 응답자들이 모성보호제도와 관련해 보호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성희롱·성폭력, 성희롱 예방교육 등 성희롱과 관련해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 내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서 ‘예’라고 응답한 사람은 18.9%였다.

이 가운데 가해자의 ▲59.1%는 환자 ▲21.9%는 의사 ▲5.9%는 환자의 보호자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성희롱이나 성폭력 발생 시 사업주가 어떻게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업주가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업주가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예’라고 응답한 사람이 79.1%,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20.9%로 성희롱예방교육 실시 의무를 준수하고 있지 않는 병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예’라고 응답한 사람은 40.9%,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59.1%였다. 

또한 가장 최근에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직속상관인 간호사 및 프리셉터가 30.2%로 가장 많았고,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이 13.3% ▲의사가 8.3%로 직장 내 괴롭힘의 대부분이 병원관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괴롭힘의 구체적 사례로는 ▲‘고함을 치거나 폭언하는 경우’가 1866건으로 가장 많았고 ▲‘본인에 대한 험담이나 안 좋은 소문’이 1399건 ▲‘일과 관련해 굴욕 또는 비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1324건 등이 뒤를 이어 괴롭힘의 범주가 업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비업무적인 측면에 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말로만 알려졌던 간호사 ‘태움’ 문화가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태움은 간호사들의 은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들의 가혹행위를 의미한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와 함께 진행한 침해신고에 1월 7일까지 접수한 내용 가운데 노동관계법 위반가능성이 있는 내용과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을 113건을 정리해 지난 2월 5일 보건복지부를 거쳐 13일에는 고동노동부에 접수했다”며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신고 건에 대해서는 향후 구제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노동관계법과 관련한 인권침해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를 통해 고동노동부에 접수된 신고사건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용평등법 위반 16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4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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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돌던 간호사 태움 문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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