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세로확장_사진.gif▲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위해 방한한 국경없는의사회 나탈리 에르놀 정책국장(왼쪽)은 이렇게 말하며 '가짜 특허-독점-높은 가격'의 회로를 깨야 필수의약품의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오른쪽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
 

"필수의약품 접근성 높이기 위해 독점 깨는 경쟁 필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특허라고 말하기 어려운 특허가 없어져 경쟁 약물이 나와야 가격이 떨어지고 의약품의 접근성이 올라간다"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위해 방한한 국경없는의사회 나탈리 에르놀(Nathalie Ernoult) 정책국장은 이렇게 말하며 '가짜 특허-독점-높은 가격'의 회로를 깨야 필수의약품의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폐렴 등 전통적인 감염병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사스 등 신종감염병의 발병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공조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저개발국가 사람들이나 선진국의 저소득계층은 고가의 의약품을 구하기 힘든 상황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도 "세계적으로 높은 가격과 특허 독점 등 이윤 기반 연구개발에 치중해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 의약품 개발이 안 되거나, 접근성 부족 등으로 취약 계층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국경없는의사회는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필수 의약품, 백신, 진단도구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을 출범하였다.


가로_사진.gif▲ 국경없는의사회 나탈리 국장의 분석에 따르면 매년 약 100만 명의 아동이 폐렴으로 숨지고 있고 전 세계 1/3 국가에서 재정을 감당하지 못해 정식 예방 접종 항목에 폐렴 백신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1999년 이후 20년이 지난 상황을 평가한 나탈리 국장은 "큰 변화는 없고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며 "수천달러에 달하는 약을 사지 못해 죽는 아이들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분석에 따르면 매년 약 100만 명의 아동이 폐렴으로 숨지고 있고 전 세계 1/3 국가에서 재정을 감당하지 못해 정식 예방 접종 항목에 폐렴 백신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나탈리 국장은 필수의약품의 접근성이 높아지지 않는 근본 이유를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독점권'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약 중) 일부는 정말 신규(新規)성이 있는 특허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부 신약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 특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탈리 국장은 특허 등 각종 지적재산권이 풀리며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 약물이 등장하면서 에이즈 환자의 사망률이 급감한 사례를 들며 "많은 경쟁사가 들어와야 의약품의 가격이 낮아져 환자들의 접근성이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좀 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권 교수는 "일부 치료제는 12주 치료에 14만 불의 약값이 들었는데 1년 사이 가격이 1/10로 떨어지고 경쟁 약물이 나오면서 1/100로 떨어졌다"며 "알앤디(R&D)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천문학적인 약값을 책정하는데 14만 불을 내고 약을 먹을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에이즈 치료제가 처음 보급되기 시작한 2001년에는 10만 명이 치료를 받았지만 약값이 떨어진 2017년에는 2090만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에이즈로 인해 숨진 사망률이 48%나 줄어들었다.

결론을 맺으며 나탈리 국장은 "기존 R&D 모델들은 각종 질환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R&D 정책의 핵심에는 의약품 접근성 향상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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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가짜' 특허, 필수의약품 접근성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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