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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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수면장애를 겪는 노인들은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 습관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뇌의 퇴행성 변화를 알려주는 조기 표지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60대 이상 노인들의 수면 습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잠드는데 30분 이상이 걸리거나 하루에 8시간 이상 자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동안 수면 이상과 치매와의 관계에 대해 보고한 연구들이 일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면습관이 치매를 비롯한 인지감퇴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관된 연구 결과가 없었고, 대규모 표본을 통해 다양한 수면 습관을 동시에 분석한 연구는 전무했다.

이에 김 교수팀은 2,893명의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4년간의 추적관찰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경도인지장애 혹은 치매)를 유발하는 수면 특성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 결과, 정상 노인의 경우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상으로 길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40%p 높아졌으며, 총 수면 시간이 8시간 이상이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70%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년 동안 이런 패턴이 유지되는 사람이나, 원래는 정상이었으나 최근 4년 사이에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은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2배나 높아졌다. 반면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의 중간점이 새벽 3시보다 늦은 사람)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오히려 40%p나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로는, 잠들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린 사람들은 4년 후 인지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30%p 낮았고, 원래는 정상이었으나 최근 4년 사이에 잠들 때까지 걸린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은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40%p 낮아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수면 습관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이 낮은 패턴으로 변화한 경우에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 습관이 직접적으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지저하를 나타내주는 표지자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확률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늦게 취침에 들고, 늦게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시상하부 기능에 손상이 오고, 이로 인해 낮 동안 쌓인 수면 욕구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면서 수면주기가 앞당겨 진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진바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기웅 교수는 “앞으로 간단한 설문을 통해 수면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을 정의할 수 있게 됐다”며 “나이가 들면서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에 더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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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겪는 노인,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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