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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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한다. 2016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년에 1만3천92명으로 하루 평균 36명, 40분마다 1명이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25.6명이 질병이나 사고가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우리나라 주요사망원인 중의 하나인 교통사고 사망률(10.1명)의 2.5배에 해당되는 수치라는 것이다. 

특히 10대와 20대, 30대 청소년, 청년층 사망원인의 1위가 바로 자살이라고 한다. 이 수치들을 보면 가히 자살공화국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또한 자살률은 연령에 비례해서 증가하는데 특히 노인 자살률은 53.3명으로 전체 자살률의 2배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유독 노인자살률이 전체 자살률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은 노인빈곤율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을 보면 49.6%로 OECD국가 중 단연 1위로, 2위인 아이슬란드(24.1%)보다도 두 배 이상 높다고 한다.(OECD 평균 자살률 11.4%)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이 많다는 것이다.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뿐만 아니라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죽음에 이르는 결정적인 원인은 질병 그 자체일지 모르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재대로 치료받지 못했거나 치료시기를 놓쳐버리는 등 경제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라면 그것 또한 병사가 아닌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인 것이다. 

국가나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여 사회보장체계를 잘 갖추거나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면 충분히 살 수 있음에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기에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쪽방에서 몸도 불편하고, 하루하루 사는 것도 지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어 쓸쓸히 지내다가 생을 마감하는 이웃들의 죽음 또한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이다. 

아무 잘못도 없이 제대로 된 노동자의 권리를 찾겠다고 노조를 만들었다가 부당하게 해고되어 억울함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KTX 승무원의 죽음,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죽음,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등등 억울해서, 가난해서, 외로워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모든 죽음은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인 것이다.

이런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에는 분명 가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살아있는 우리가 가해자다. 

직접적인 살인은 하지 않았어도 무관심과 배재,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며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은 것, 부당해고에 맞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과 연대하지 못한 것, 억울한 죽음이 계속해서 일어나도 나와 무관하다고 외면했던 것. 사회적 양극화를 용인하는 것, 부당해고 맞서지 않은 것 등등…,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 자체가 바로 살인행위이다.

그러기에 살아있는 우리는 모두 살인자다. 더 이상 살인하지 말라.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억울한 죽음, 사회적 타살을 방조하지 말라. 적극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라. 그럴 때만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벗을 것이고,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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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도, 뜯어보면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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