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강제로 만지고, 뒤에서 껴안고, 나체 보여줘도 철저히 묵인되는 강원대학교병원 수술실은 의사들의 성범죄 천국이다”


지난달 27일 의료연대본부 강원대학교병원분회는 수술실 간호사 33명이 19쪽 분량의 글을 공개했다. 제목은 ‘수술실 고충’이다. 


이들 간호사는 “혹시 모를 보복을 걱정하면서도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들의 글에는 촌각을 다퉈 생명을 살린다는 병원 수술실에서 이뤄지는 의사들의 만행이 폭로되어 있다”며 “그들의 만행은 간호사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고발했다.


다음은 수술실 간호사들이 밝힌 ‘수술실 고충’의 일부 내용이다.


“회식에 불러 억지로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팔뚝을 주물렀다. 장기자랑을 시켰다.”


“섹시한 여자가 좋다며 간호사들에게 짧은 바지를 입고 오라고 말했다.”


“수술 도중 순환간호사가 고글을 벗겨 주려하자 얼굴을 들이밀며 뽀뽀하려는 행동을 취했다. 수술용 가운을 입혀 줄 때 껴안으려하였으며, 근무복을 입고 있을 때 등부위 속옷부분을 만졌다.”


“제왕 절개 수술시 수술을 하는 중간에 본인 얼굴에 있는 땀이 나면 수술에 들어가 있는 소독간호사의 어깨, 팔, 목 등에 닦았다. 모멸감을 느꼈다.”


“야간 응급 수술 후 A교수는 샤워 후 옷을 입지 않고 탈의실로 나와 있어 문단속을 하러 간호사들이 노크를 하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대답을 하지 않아 간호사들이 나체(앞모습, 옆모습)을 보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 간호사들은 “온갖 종류의 성희롱 속에서 이들은 여성으로서, 간호사로서,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며 “간호사들은 당장이라도 수술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과 함께 사직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수술실 간호사들은 이 같은 사례가 지속되자 병원 측에 CCTV와 음성녹음기 설치를 요구했다.


의료연대는 “강원대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는 완전한 ‘갑’이 되어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수술 도구를 던지는 존재”라며 “의사들 대부분이 수술 중 반말은 기본이고, 수술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욕설과 짜증을 당연하다는 듯 간호사에게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대병원은 의사라는 이름으로 동료 직원들을 하대하고 폭력까지 행사한 이들의 ‘직장갑질’을 철저하게 진상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원대병원 측은 지난 17일 자료를 내고 “철저히 조사해,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사태가 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자세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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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 간호사들 ‘성희롱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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