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6(금)
 
일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이들이 뛰노는 학교 운동장에서 검출돼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경남 하동초등학교 학부모 대표와 인천 영성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경남 하동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 대책위가 ‘등교거부운동’에 들어가면서 개학 첫날인 9일 전체 학생의 32%가 넘는 230여 명이 결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국 8개 학교 운동장 흙에서 석면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이에 교과부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들 학교 모두에서 0.25~1.5%의 석면이 검출됐다.

이들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은 바로 친환경 학교운동장을 위해 시공한 감람석 때문이었다. 교과부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사업을 지시하자 각 초등학교에 감람석과 파쇄토 등을 사용해 친환경 운동장을 조성했다.

문제는 친환경 운동장을 위해 깐 감람석 석면이 검출된 것이다. 특히 등교 거부로 이어진 하동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운동장에 깔린 감람석에 석면이 허용치의 35배인 3.5%나 섞여 있었다. 이는 산업안전기본법상 기준치인 0.1%와 석면안전관리법상 사용금지 기준치인 1%를 몇 배나 초과하는 것이다.

석면은 일급 발암물질로 몸에 쉽게 축적되며,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석면을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에 축적돼 20~40년간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 폐암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석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들 학교들은 서둘러 감람석 운동장을 걷어내고 재시공을 시행했으나 교과부는 석면에 노출된 학생이나 교직원 등에 대한 건강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다. 석면이 섞인 위험한 먼지 속에서 아이들이 호흡하며 나뒹굴었을 생각을 하면 실로 아찔하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후속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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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석면 운동장, 아이 건강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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