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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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 교수(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는 “응급상황 시 병원에 빨리 도착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도 살펴봐야 한다”며 “PCI 시술 기관이 불균하게 분포되어 있어 심뇌혈관센터가 적은 강원, 경북, 경남 등은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국가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역사회 안전망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권역심뇌혈관센터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예산 삭감으로 병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대한심장학회는 12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62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진료권 PCI(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 의사 및 병원 부족과 정부예산 삭감으로 심혈관질환 국민안전망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의 24.3%를 차지하는 주요 원인으로  인구고령화에 따라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2017년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제1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예방부터 치료, 관리에 이르는 전주기적 관점에서 국가적 관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걱정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전국의 권역심뇌혈관센터의 정부 예산지원이 축소되고 있어 의료인력 부족과 PCI센터 사각지대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년 2만명 넘게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생사는 PCI를 골든타임 내에 받았는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복지부 지침에 의하면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은 180분 그러나, 2016년 기준 국내 평균이 232분으로 단 한 지역도 골든타임에 들어오지 못했다.


특히, 울산광역시는 306분, 강원 254분, 전북 247분, 대구 240분 등 평균을 크게 웃돌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별 접근성 격차에 따라 심뇌혈관질환 사망률도 지역간 격차가 2배까지 늘어난다. 심장질환 사망률은 경남이 45.3명으로 가장 높았고, 대전은 25.0명으로 가장 낮았다.


이와 관련해 김병옥 교수(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는 “응급상황 시 병원에 빨리 도착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도 살펴봐야 한다”며 “PCI 시술 기관이 불균하게 분포되어 있어 심뇌혈관센터가 적은 강원, 경북, 경남 등은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응급대처 중요한 지역 센터, 지정 반납할 지경

 

심뇌혈관센터의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심뇌혈관질환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이를 막기 위한 심뇌혈관질환센터 예산은 매년 삭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응급 상황에 대한 대처가 특히 중요한 지역의 심뇌혈관센터는 예산이 부족해 센터 지정을 반납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복지부가 심뇌혈관질환센터의 자립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해마다 센터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두 다리로 설 수 없는 아이를 자립시키겠다고 강제로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심장학회 측도 국가차원의 종합계획에도 불구하고 심뇌혈관질환국가책임 안전망이 구축되기는커녕 기존의 열악한 여건에서도 지역사회 안전망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던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예산감소와 더불어 2019년 정부예산의 대폭삭감은 지방 심뇌질환 안전망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보험이사를 맡고 있는 배장환 교수(충북대병원 심장내과)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24시간 전문의 당직 시스템을 갖춰야하고 퇴원 후 심장재활과 예방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국가 보조금이 없으면 병원에서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지역의 경우 헬기를 타더라도 1시간 이내에 PCI 시술을 받을 수 없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재전원율이 계속 늘어나고 환자들은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심근경색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에 PCI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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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 사망률 지역간 2배...정부예산 삭감으로 위험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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