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 경락경혈학회 임사비나 회장은 "학회 역사는 짧지만 경락경혈학회지를 만들어 여러 학술지에 등재하는 등 학술적인 연구 성과를 거둔 파워 인재 집단"이라고 소개했다. ⓒ의료기자공동취재단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경락경혈학회 7대 회장으로 최근 선출된 경희대 한의학과 임사비나 교수(51)를 18일 만나 경락과 건강의 연관성과 한의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희대 한의대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임 회장은 경락 연구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말하며 한의학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임 회장은 "학회 역사는 짧지만 경락경혈학회지를 만들어 여러 학술지에 등재하는 등 학술적인 연구 성과를 거둔 파워 인재 집단"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임 회장과 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경락경혈학회 회장에 선출됐다...

"경락경혈학회는 12개 한의대 경락경혈교실 교수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학회로 모태가 침구학회이다. 이전에 부회장 등 임원을 하면서 학회 분위기를 많이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것을 보고 주변 교수들이 뽑아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회 역사에 비해 학술적인 연구 성과가 많아 자부심을 느낀다"

- 세계 속에서 한의학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인용 횟수가 많은 침구분야 논문을 보면 중국이 1등이고 다음이 미국, 한국순이다. 하지만 한국은 적은 인적 자원에 비해 침에 대한 연구 수준이 높아 국제적으로 침 하면 한국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의) 이런 지위가 유지될지 모르겠다. 중국은 중의학을 국책산업으로 삼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실례로 중국은 중의대나 양의대를 졸업하면 모두 MD(의사)가 된다. 중국 의사면허로 미국서 바로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한의사는 미국 의사면허 시험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 우리나라도 한의학육성법이 통과되면서 한의학 발전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신기술을 도입해서 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의학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한약재의 질적 향상을 위한 조치도 나오고 있어 기대가 크다"

- 해외에서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했다...

"미국, 중국 뿐만 아니라 UK(영국)에서도 침술 관련 우수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영국 찰스 왕세자는 2006년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침과 허벌 메디신(생약 요법) 등 전통의학이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침구 논문이 발표되는 등 해외 유수 연구 기관들의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7,8년전 대만은 한국의 의료제도를 조사해갔는데 지금은 우리 보다 더 발전된 의료제도를 만들어서 시행하고 있다. (대만은) 의료보험에서 한의학 엑기스제도 사용하고 있다. (대만) 의사들도 이 엑기스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쯔무라제약이 대만에 생산공장을 뒀는데 이때 제품 생산의 노하우가 축적돼 약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 임 회장은 한의학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의료기자공동취재단

-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나...

"2만불 시대에는 성형, 3만불 시대에는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 등 신경질환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한의학은 신경질환을 치료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항생제 투여 전에 항생 성분이 있는 한방 처방을 하거나 침을 맞으면 항생제 내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한방 처방 뒤 양약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현 제도에서 진료 형태를 좀 더 개선시키면 국민들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현재는 기초 연구를 하는 한의사들이 진단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임상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서라도 의료기기 사용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WHO(세계보건기구)도 한 국가의 의사 수를 셀 때 한의, 양의 구분없다. 외국에서 이렇게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내부에만 이렇게 나누고 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총회(14일 열린 경락경혈학회 정기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까지 여러 학회의 정관을 살펴보며 경락경혈학회의 회칙을 바꾸고자 했다. 현재 학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한의대 교수이거나 출연연구소 소속이어야 하는데 최근 한의대에는 한의학 전공이 아닌 분들이 교수직을 받는 등 다방면에서 경락경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면 학회가 학술적으로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많은 것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한 계단씩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본다.

경락은 건강관리를 돕는 좋은 기술이라고 본다. 의사도 물리치료사를 쓰듯이, 한의사도 이론과 술이 겸비된 경락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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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가능성 높은 한의학, 제도적 뒷받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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