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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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가 폐를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가정 내 각종 화학제품의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가습기 살균제가 폐를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가정 내 각종 화학제품의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항균 비누, 손세정제 등의 항균제들이 알레르기비염 발생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연구팀(김정훈 박사, 김규상 실장)은 가정 내 항균제품 사용이 초등학생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논문을 SCI급 국제학술지인 ‘소아 알레르기면역학(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학부모의 동의를 받은 서울시 초등학생 1학년 1,538명 중 한 번도 알레르기비염을 진단받지 않은 917명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설문조사를 통하여 추적 전 학생의 부모에게 가정 내 ‘항균’이라고 표시되어있는 제품 10종에 대해 ‘최근 1주일 동안 사용빈도’를 조사했고, 추적 후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과의 관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6학년으로 되는 기간 동안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받은 누적비율은 4명 중 1명(25.6%)이었고, 학생 중 남성인 경우, 부모가 알레르기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학생이 천식 또는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이 높았다. 


항균제품의 경우 10종 중 항균 비누, 항균 손세정제, 항균 주방세제 등 3종이 알레르기비염의 발생과 관련이 있었다. 


제품 3종을 점수화하여 두 개의 군으로 구분했을 때,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은 고사용 군(28.1%)이 저사용 군(22.7%)보다 5.4%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살균·보존제로 사용되는 일부 화학제품, 내분비계 장애 일으켜

 

알레르기비염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하고 분석했을 때 항균 제품의 고사용 군이 저사용 군보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이 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항균제품에 살균·보존제로 사용되는 트리클로산(triclosan)과 트리클로카반(triclocarban)이 알레르기비염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며 “여러 연구에서 이 물질들은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 발생 및 생식 독성,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14년 환경정의는 서울시 대형마트에서 ‘항균’을 강조한 19개의 생활제품 중 7개의 제품(37%)에서 트리클로산 또는 트리클로카반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으며, 7개 제품에는 세탁비누, 주방용 비누, 손 세정제 등이 포함되어있었다. 이외에도, 7개 제품 중 3개 제품은 성분표기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의 연구책임자인 서울의료원 환경건강연구소 김규상 실장은 “가정 내 부모의 항균제품의 사용이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요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를 수행한 김정훈 박사는 “트리클로산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항균제가 제품 내 소량으로 있더라도 제품의 사용 개수나 사용 빈도에 따라 노출 수준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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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비누·손세정제, 알레르기비염 발생률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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