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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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는 문송면·원진노동자, 함께 걷는 황유미’란 주제로 지난해 5월 16일 열린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문 낭독을 듣고 있다.

 

 

일본, 우울 자살 사회적 문제로 부각, 장시간 근무 줄이기 위해 노력


프랑스, 회사 규모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 포괄하는 산업보건법 입법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각국의 산업 구조에 따라 산업재해의 양상과 대책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문제 △비정규직의 산업 재해 발생 △장시간 근로로 인한 과로사 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는 장시간 근로 보다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사망 △의료목적 대마초 재배자의 마약 노출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이수정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직업건강협회 창립 25주년 국제 학술대회에서 ‘미국의 직업건강 주요 이슈’를 주제로 발표를 하며 미국의 산업재해 양상을 소개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마약성 진통제(opioid epidemic)와 대마(마리화나) 합법화(cannabis legalization)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 보건부는 2017년 ‘긴급 상황’을 선언하고  대안 마련에 나섰다.


마약성 진통제는 예전에 몰핀을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새롭게 출시된 진통제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강한 통증이 이어지는 환자들이 사요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하다.


이수정 교수는 “만성 통증으로 인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값싼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지난해 확인된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사망자가 130명에 달해, 미국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의료용 목적으로 재배되는 대마 문제이다. 최근 미국에도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하는 주가 33개로 늘어났다.

 

이 교수는 “마리화나(대마)를 재배하는 업체 관계자들이 노출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건강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되고 있다”며 “마리화나 사용이 직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포지엄과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근골격계 질환, 동서양 모두 오랫동안 주요 문제

 

미국에도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 발생이 오랫동안 주요 문제로 이어져왔다.


2017년 미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직종을 조사한 결과, 간호보조인력이 가장 많았고 청소업 종사자, 호텔업 종사자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교수는 “환자 케어를 담당하는 의료 인력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법안이 2005년부터 11개 주에서 만들어졌다”며 “캘리포니아 호텔에서는 실내 작업자에게서 근골격계 부상 예방 기준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장시간 근로로 인한 자살 문제가 산업보건계의 이슈로 부각됐다. 


창립 기념 학술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키오대학 이즈미 마츠모토 교수는 “지난 몇 년간 과로사로 인한 문제가 7백건이 발생했고 이 중 2백 건이 자살로 이어졌다”며 “장시간 근무, 과로사를 막기 위해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즈미 교수는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심리사회적 직업병을 가진 근로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의 직업 건강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자닌 비에곤 팡쳇(janine bigaignon fanchette) 프리보(PREVOR) 연구소 수석 비서관은 산업보건을 위한 프랑스의 법 제정 과정을 소개했다.


한국 경우 장시간 노동과 직장내 괴롭힘 문제

 

팡쳇 수석 비서관은 “프랑스의 가장 큰 특징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가 산업보건법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산업재해 사고 전 예방을 목표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의 건강관리를 사회적 합의 통해서 이뤄가면서 규제가 아닌 자발적인 산업보건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직업건강간호의 최근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우리나라의 직업건강관리 실태를 소개한 울산대 이복임 교수는 △장시간 노동과 직장내 괴롭힘 △과로사 △하청 근로자 산재 사망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근로시간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 부담 속에 괴롭힘, 태움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우리나라의 정확한 과로사 수치는 없지만 매년 300~350명이 과로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과로사 인정 비율이 바뀌면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청-하청간 건강 불형평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전체 산업재해 건수 중 하청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2%에 달한다”며 “산업재해 위험이 하청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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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세계 국가 산업재해 양상...미국 ‘약물’. 일본 ‘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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