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가로_사진.gif
홍성진 회장(가운데)은 “매년 9월 30일은 전 세계적으로 패혈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패혈증의 날이다”며 “무엇보다 올해는 학회 차원에서 실시한 국내 패혈증 실태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의료 선진국들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패혈증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지만, 여전히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가 낮고 병원에서의 초기치료지침 수행율도 낮아 이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7일 학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패혈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다기관 관찰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성진 회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매년 9월 30일은 전 세계적으로 패혈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패혈증의 날이다”며 “무엇보다 올해는 학회 차원에서 실시한 국내 패혈증 실태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후향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한 달 동안 조사한 내용이라 부족한 점이 많다”며 “패혈증을 중심으로 중환자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학회 내에 '한국패혈증연대(Korean Sepsis Alliance, KSA)'를 설립해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패혈증 동반질환, 당뇨, 심장질환, 고형암 등 많아


KSA에서는 패혈증의전국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등록시스템(website)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첫 연구로 KSA에 참여하는 전국의 19개 대학병원에서 지난 1월 한 달 간 응급실로 내원한 19세 이상의 모든 패혈증 환자들을 조사했다.


한 달 동안 응급실 방문 환자 64,021명 중 패혈증 환자가 977명(1.5%)이였고,이 중 패혈증쇽이 357명(36.5%)을 차지했다. 평균 나이는 75세, 남자가 57.2%를 차지했다.


동반질환에서는 당뇨가 29.1%로 가장 많았으며, 심장질환 27.6%, 고형암 26.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패혈증의 원인으로는 지역사회감염이 80.9%를 차지했고, 원인으로는 폐감염(61.8%)과 복부감염(16.5%)이 가장 흔했다. 조사 환자 중 444명(45.5%)에서 원인균이 확인 되었고, 균혈증은186명에서 확인 되었다. 특히, 다제내성균에 의한 감염은 175명(39.4%)에서 확인되었고, 다제내성균 중 장내세균이 50%였다.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적절한 경우는 68.6%였고, 다제내성균 감염인 경우 적절한 항생제 치료의 비율이 감수성균에 의한 감염인 경우보다 더 낮았다.


패혈증 초기 1시간 치료지침 수행율에서는 젖산농도(lactate)측정 80.5%, 젖산농도재측정율 67.0%, 혈액배양검사 91.8%, 항생제투여 69.7%, 수액투여 38.9%, 승압제 투여가 35.0%였다. 


혈액배양검사를 제외하고는 패혈증보다는 패혈증쇽 환자에서 지침 수행율이 더 높았다.

 

가로_사진.gif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7일 학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패혈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다기관 관찰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제내성균 감염 39.4%로 많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 비율 낮아


패혈증으로 내원한 환자 중 294명(33.9%)이 중환자실 입원치료를 받았고, 인공호흡기는 182명, 지속적 신장투석은 70명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패혈증쇽 환자 중에 중환자실 입원을 하지 못한 환자는 174/357명(48.7%)이었다.


전체 환자의 입원기간의 중간 값은 9일이었고, 병원사망은 267명(27.5%)이었다. 패혈증 보다는 패혈증쇽 환자에서 사망률이 더 높았다. 


다제내성균감염이나 항생제치료의 적절성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나이, 중증도, 고형암(혹은 혈액암)과 감염부위가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생존자 중 집으로 퇴원한 환자는 432명(61.5%), 타병원으로 전원된 환자는 271명(38.6%)이었다.


박성훈 홍보이사(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대략적이지만, 원인질환과 치료 현황에 대해 파악이 가능했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박 이사는 “제2차 적정성평가결과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가 44.7명에서 24.7명으로 감소하면서, 프로토콜 구비율이 증가하고, 두 가지 과정지표가 향상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패혈증의 치료에서도 중환자실전담전문의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중환자실 등급화와 전담전문의 적용기준을 개선한다면 패혈증 초기치료지침의 수행율이 호전되고, 사망률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은 적어도 hybrid 형 이상의 중환자실로 운영될 필요가 있고, 종합병원은 현행의 기준(1인당 환자 30명)을 유지하되 전담전문의가 실제로 진료에 관여하는 것을 진료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로_사진.gif
임채만 전 회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패혈증은 역학 조사와 진료 표준화를 통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패혈증, 역학 조사와 진료 표준화 통해 사망률 줄일 수 있어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임채만 전 회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패혈증은 역학 조사와 진료 표준화를 통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패혈증과 관련해 환자들을 빨리 의심하고, 더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 전 회장은 “일반 국민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 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패혈증에 대한 대처 능력도 부족하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용역사업이 중요한 이유가 복지부가 지난 7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속대응시스템 급여 시범사업을 통해 균질한 환자들의 규모와 실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입원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패혈증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속대응팀이 활동하는 병원은 나빠지는 환자를 인지하는 시점만 통일시키면, 입원 환자가 나빠지는 시점을 공통된 기준으로 파악하게 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임 전 회장은 “우리나라 패혈증 환자들이 더 많이 살기 위해서는 결핵 사업 하듯이 패혈증도 사업화해야 한다”며 “민간-공공 협력 사업 기반을 조성해 패혈증 ppm 사업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응급실용, 일반 병동용으로 나눠 스크리닝 툴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임 전 회장은 “실시간 자료 분석이 가능한 e-CRF 플랫폼을 완성하면, 지역사회의 패혈증에 대한 인지도 향상은 물론, 병원발생 패혈증에 대한 조기 진단율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패혈증 조기 진단으로 묶음 치료 수행률이 향상되고, 패혈증 사망 감소 및 관련 의료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패혈증 사망률 낮추려면...의료진 경각심 높여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