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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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순 중앙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오른쪽)는 “이전에도 동물 구충제가 항암제로 쓰인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는 속된 말로 ‘화장실 가다 우연히 주운 지갑’으로 우연하게 밝혀진 효과”라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서도 구충제 문제 나와...“시한부 폐암 환자에겐 신이 내린 약”


서울대병원 임석아 교수 “동물 적용시 안전과 사람 안전성 달라”


중앙대병원 장정순 교수 “구충제 항암제로 쓰인 경우 있지만 우연한 사례 불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개 구충제가 폐암에 효과가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병원에서 암을 치료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들이 효능을 떠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공통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구충제 문제가 나왔다.


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건수씨는 “폐암 카페에는 때 아닌 개 구충제 펜벤다졸 사태로 아주 소란스럽다”며 “이 동물용 약이 폐암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미국에서 전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먹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이 약은 키트루다와 달리 싸게 구할 수 있다”며 “폐암 진단을 받고 몇 달 살 것이라는 의사 말을 들은 환자들에게 신이 내린 약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 학술대회에서도 개 구충제에 대한 암 치료 전문의들의 입장이 나왔다.


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정순 중앙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전에도 동물 구충제가 항암제로 쓰인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는 속된 말로 ‘화장실 가다 우연히 주운 지갑’으로 우연하게 밝혀진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개 구충제가) 효과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데, 정식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는 “구충제가 제대로 몸 속에 흡수가 안돼 장에서 기생충만 죽인다”며 “(구충제 복용자 중) 장에서 괴사가 온 경우가 있는데 요양병원에서 (구충제를) 먹은 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종양내과 교수들의 발언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외과·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 보다 이들이 항암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환자 안전성을 강조한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환자에게 맞는 약제가 표준치료법”이라며 “그런 면에서 기전이 비슷해도 개에 효과가 있다는 것과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병원 오도연 교수도 “지금 나오는 얘기는 (구충제) 화합물이 (효과가 있는) 기전이 있을지 몰라도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며 “내 앞에 있는 환자에게 이런 약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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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종양내과 의사들 “개 구충제 효과와 사람 안전성 별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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