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는 호흡기와 대변 샘플에서만 바이러스 검출
연구팀은 “신생아 코로나19 감염에 취약, 전이 위험도 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가 함께 확지된 엄마에 비해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대 100배나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산모에서는 호흡기와 대변 샘플에서만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신생아에서는 혈액, 침, 대·소변 등 모든 표본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한미선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달 8일 엄마와 함께 코로나19로 확진 파정을 받고 시립 보라매병원에 입원한 생후 27일된 신생아의 바이러스 부하 등을 분석했다. 국내 최연소 확진 환자인 이 신생아는 입원 당시 37.6도의 열과 코막힘 증세를 보였으며, 하루 뒤엔 체온이 38.4도까지 열이 났고 이 열은 이틀간 지속됐다. 또 간헐적 구토 증상을 보였고 입원 3일째부터는 가벼운 기침 증상도 나타났다. 다만 호흡곤란 등 중증 증세는 없었으며, 다른 신체적 활력 징후는 양호했다.
이에 의료진은 신생아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지 않고 모유수유만을 지속했으며, 차츰 호전돼 지난달 23일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고, 26일 음성판정을 받은 엄마와 함께 퇴원했다.
연구팀은 “별도의 약물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생아가 호전된 것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바이러스 검출량이 매우 높았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감염 초기만 해도 호흡기에서 바이러스가 매우 높은 수치로 검출되던 신생아는 점차 바이러스양이 감소했지만, 대변에서는 증상 발생 18일째까지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특히 감염 후 10일째 호흡기 검체와 대변의 바이러스 수치만을 비교하면 엄마보다 약 100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엄마의 경우 호흡기와 대변에서만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신생아에서는 혈액·대변·소변·타액 등 모든 표본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연구결과, 성인보다 면역체계가 비성숙한 신생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더 취약하고 전이 위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신생아의 대변 표본에 있는 바이러스는 호흡기 검체가 음성이 된 후에도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신생아들은 전신적인 합병증을 가질 위험이 높고, 소변과 대변에서 오랫동안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또 신생아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은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보다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