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참가해 개발 중인 주요 신약들의 임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ASCO 연례회의는 1965년 처음 개최되어 올해 56회를 맞는 전 세계 종양 분야 최고 권위의 학회로, 매년 70여 개국에서 암 전문의, 연구원,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등 4만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5월 29~31일 온라인 상으로만 진행됐다.


진단키트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K-방역’ 수출로 한껏 위상이 높아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번 ASCO에서 또 한 번 저력을 보였다. 


GC녹십자, ASCO서 ‘표적 항암 신약’ 임상 결과 발표

표적항암제 ‘GC1118’ 임상 1b/2a상 중간 결과 공개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공동개발 중인 표적 항암 신약 ‘GC1118’의 임상 1b/2a상(NCT03454620) 중간 결과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ASCO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GC1118’은 대장암 환자의 과발현 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타깃하는 표적 항암제이다.


이번 연구는 전이성/재발성 대장암 신약 ‘GC1118’과 기존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투여 임상으로, 2차 치료제로써 ‘GC1118’의 안전성 및 항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약물의 최대내약용량(MTD, Maximum Tolerance Dose)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된 임상 1b상에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환자 10명 중 종양의 크기가 30%이상 감소한 부분관해(PR, Partial Response)가 3명 발생하였으며, 평균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 Free Survival)은 12개월로 나타났다.


현재 GC녹십자는 임상 1b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GC1118’과 폴피리(FOLFIRI)의 병용투여 항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a상에 참여한 29명의 환자 중 9명에 대한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명의 부분관해 발생으로 44.4%의 객관적 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을 확보했다. 이는 31.7%로 예측했던 결과 대비 고무적인 반응률로 ‘GC1118’의 효능 기대치를 높인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은 “비록 임상 초기 단계이지만, 기대 이상의 항암 효과를 확인하였다”며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 개발을 위해 후속 임상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후속 임상 데이터로 “국제 무대 두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최신 임상시험 결과가 지난 29일 열린 ASCO 연례학술대회의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됐다.


이번 ASCO에서 레이저티닙은 폐암 치료효과, 뇌전이 치료효과 및 레이저티닙 투여 후 저항성 기전에 대한 임상유전학 연구결과까지 총 3건의 포스터를 발표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EGFR)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기존 치료제 투여 중 EGFR 단백질에 T790M 돌연변이가 나타나 저항성을 갖게 된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 240mg을 투여한 76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독립적 판독에서 57.9%(2명에서는 완전 반응), 연구자 판독에서 72.4%를 나타냈다. 또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독립적 판독에서 11개월, 연구자 판독에서 13.2개월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작년 ASCO에서 240mg의 결과로 발표한 객관적 반응률 50% 보다 개선된 결과이다.또한,안전성 결과에서도 가장 흔히 나타난 이상반응은 발진 35%, 가려움증 33%, 감각이상은 32% 정도 나타났으나,대부분은 경증이었다.이상반응 때문에 투여를 중단한 환자는 5%에 불과하여, 수용 가능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이번 ASCO 포스터 발표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결과는 뇌전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두개강내 항종양 효과이다.


이번 하위그룹 분석은 레이저티닙 치료 시작 전에 뇌전이가 발견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64명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 20~320mg 용량을 투여한 결과다. 


독립적 판독에서 두개강내 질병조절률(IDCR)은 90.6%로 나타났고, 추적 기간의 중앙값이 10.9개월 이었음에도 두 개강 내 무진행생존기간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 중 240mg용량을 투여한 환자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16.4개월로 나타났다. 이 중 측정 가능한 뇌병변이 있는 22명의 환자에서는 두개강내 객관적 반응률(IORR)이 54.5%를 나타냈다. 


이번 결과는 레이저티닙이 뇌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우수한항종양 효과를 나타낸다는 결과를 확보한 데 의미가 있다


또한, 레이저티닙 투여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어떤 저항성 돌연변이가 생겼는지에 대한 임상유전학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가장 빈번히 발생한 저항성 돌연변이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T790M 돌연변이를 상실하거나, PIK3CA 돌연변이를 갖게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에 확인된 레이저티닙 저항성 기전은 시판중인 다른 3세대 EGFR 표적치료제에서 나타난 기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저항성 기전 연구 결과는 레이저티닙 투여 이후의 다음 치료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본 데이터라는데 의미가 있다.


레이저티닙의 뇌전이 환자하위그룹 연구의 1저자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이번 발표에 대해 “레이저티닙은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에서 뇌전이가 있더라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1차 치료제에 대한 임상3상 시험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고,얀센이 개발중인 이중항체 표적항암제인 아미반타맙(amivantamab, JNJ-61186372)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결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 “오락솔 복용한 혈관육종 환자 27.3% 완전관해”

온라인 ASCO서 오락솔 혈관육종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


한미약품이 개발해 미국 아테넥스사에 라이선스 아웃한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우수한 효과를 확인한 임상 2상 중간결과가 ASCO Virtual Scientific Program에서 공개됐다.


이번에 포스터 발표된 오락솔 임상연구는 오락솔의 약효와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는 오픈라벨 임상 2상 으로, 절제 불가능한 피부 혈관육종 노인 환자에서 완전 관해 사례 등 고무적인 약효와 내약성이 확인됐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임상의 등록환자 26명 중 평가 가능한 환자 22명(나이 중간값 75세)모두에서 임상적 효과(CR+PR+SD)가 나타났다. 22명 모두 종양 크기가 축소됐으며완전 관해(CR) 27.3%(6명). 부분 관해(PR) 22.7%(5명), 안정병변(SD) 50%(11명)이었다.이 임상 2상 중간결과는 31일 진행된 Sarcoma Highlight Session에서도 발표됐다.


아테넥스 존슨 라우(Johnson Lau) CEO는“피부 혈관육종의 공격적 성향 및 입증된 치료제가 없는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확인된 오락솔의 효과는 매우 고무적이며 고령 환자에서도 내약성이 우수하다”면서“앞으로 연구를 지속 진행해 최적의 혈관육종 치료제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돌프 콴(Rudolf Kwan) 아테넥스 CMO(Chief Medical Officer)는 “이번 임상 중간결과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 3상 연구에서 밝혀진 오락솔의 임상적 유용성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근거”라고 말했다.


오락솔에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ORASCOVERY)’가 적용됐다. 오락솔은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라이선스 아웃됐으며,2018년 미국 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 희귀의약품, 2019년 유럽 EMA로부터 연조직육종 치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메드팩토, ASCO서 데스모이드종양 치료 가능성 제시

백토서팁 병용 임상 결과, 단독요법 대비 ORR 및 PFS 향상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혁신신약 개발 기업 메드팩토는 ASCO 연례회의에서 ‘백토서팁’의 데스모이드종양에 대한 연구자임상시험 1b/2a상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데스모이드종양 임상은 ‘백토서팁’과 항암제 성분 ‘이마티닙’을 병용 투여하는 것으로,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김효송 교수가 주관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데스모이드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및 약동학을 평가한 결과,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고, 용량제한독성(DLT)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는 임상 2a상 단계에서 유효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백토서팁’과 ‘이마티닙’ 병용요법의 초기 항종양활성 평가 결과에서는, 객관적 반응률(ORR) 28.6%(2명/7명)로 기존에 보고된 ‘이마티닙’ 단독요법 1년 반응률(11~13%) 대비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ORR 확보 기준에 미치지 못한 피험자 중 일부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에 근접하는 수준의 종양 감소 수치를 보여, 향후 임상 결과 추가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6개월 무진행생존율(PFS)도 100%를 기록해 기존 ‘이마티닙’ 단독요법(65~80%) 대비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함께 발표된 ‘백토서팁’의 위암 국내 임상 1b/2a상에서는 12명의 피험자에게서 DLT가 나타나지 않는 등 차단계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토서팁’은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베타) 신호 전달 억제제로, 이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을 조절할 수 있어 모든 암종 및 항암요법과의 병용 투여 시 반응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메드팩토 측은 기대하고 있다.

 

 

루닛, AI를 통한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 가능성 선보여

지난해 이어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발표


의료 인공지능(AI) 대표기업 루닛은 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연구논문 2편을 발표한다고 28일 밝혔다. 연구는 AI 바이오마커에 따른 분류와 실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연구를 이끈 팽경현 루닛 최고제품책임(CPO) 이사는 “항암 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막 소개되고 있는 단계”라며 “ 연구를 통한 증명 및 철저한 학계의 검증이 중요한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SCO에서 루닛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게 되어 뜻깊다”고 밝혔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미 생물학적으로 잘 알려진 기전에 초점을 두고 임상적으로 적용이 될 만한 주제로 연구개발을 한 결과라 향후 제품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에 병리 조직은 암의 진단에만 주로 쓰였지, 치료의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쓰인 적은 없었다. 병리 슬라이드의 디지털화를 통해 소프트웨어 분석이 가능하게끔 새로운 플폼이 구축되었고 이에 인공지능이 적용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서 대표는 “이번 연구는 병리 데이터로 유용한 바이오마커의 유의미한 개발 가능성을 잘 보여준 연구다. 종양침윤림프구를 기반한 분석은 하나의 대표적인 예시일 뿐, 다른 면역세포들의 분석을 포함해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며, 앞으로 범위를 넓혀 연구개발을 확장해나감과 동시에 제품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루닛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및 병리과와 협업해 H&E 영상 및 임상자료를 분석했다. 또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Northwestern University) 채영광 교수 및 루닛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홍콩 중문대학교 종양학 의장 토니 목(Tony Mok) 교수와 협력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루닛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조직 분석 시스템,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예측인자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종양침윤림프구(Tumor-infiltrating lymphocytes)의 분포 상태를 분석, 세 가지 종류의 면역학적 형질(immune phenotype)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종양침윤림프구가 주로 종양세포 주위에 분포할 경우 ‘면역 활성(inflamed)’, 기질조직에 주로 분포할 경우 ‘면역 제외(excluded)’, 전체적으로 종양침윤림프구가 적은 경우 ‘면역 결핍(desert)’으로 나눴다. 이후 세 가지 면역학적 형질 분류에 따라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하였고, 면역항암제 내성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루닛에 의하면 제넨테크(Genentech)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존 연구에서 이러 면역학적 형질에 대한 분류를 통해 다양한 암종의 예후 및 면역항암제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보고를 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사람의 눈으로 관찰한 것을 기반으로 분류한 것이며, 객관적인 수치화는 이뤄지지 못했기에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독립 환자군에 대해 검증한 결과, AI가 정량적으로 분류한 ‘면역 활성’ 환자군이 나머지 환자군에 비해 최대 7배 이상 높은 무병생존율(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보였다. 또한 환자의 치료 전후 단계에서 각각 AI로 면역학적 형질을 세 가지로 분류하고, 그 결과 치료 전후의 변화에 따라 생존율이 바뀜을 확인했다. 특히 면역항암제의 무병생존기간이 짧은 환자군은 ‘면역 활성’에서 ‘면역 결핍’으로 면역형이 변화하는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루닛에서 연구를 주도한 옥찬영 부서장은 “본 연구는 종양미세환경의 면역학적 특성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규명한 최초의 연구이며, 향후 면역항암제 치료예측 바이오마커로써 의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면역항암제의 치료 기간에 따라 면역학적 형질이 변할 수 있기에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 방법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개발 중인 항암제 ASCO서 주목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