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불안전 가장 큰 이유 ‘간호 인력 부족’”
“현 간호등급 기준도 적절한 간호 위해 턱없이 부족”
“간호사 1인당 환자 6명 비율 이어지면 코로나19 감염 위험”
“안전한 병원 만들기 노력에 정부·청와대 답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 5월 거리로 나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를 겪으며 간호사의 권리와 환자의 건강권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외쳤던 간호사들이 다시 뭉쳐 이번에는 청와대로 찾아갔다.
지난 29일부터 7월 3일까지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설립 요구라는 다섯 가지 요구로 일주일 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및 발언을 시작하게 되었다.
30일 두 번째 주자로 서울대병원에서 13년도부터 근무중인 우지영 간호사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주장하며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였다.
우지영 간호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간호사들은 이미 충분히 안전하게 일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병원이 환자의 건강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을 거라는 점을 1인시위를 통해 강하게 지적했다.
우지영 간호사에 의하면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큰 이유로 ‘간호 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간호사들의 대부분은 환자의 욕창 방지를 위해 체위변경 간호를 하다 허리가 나가고, 제대로 쉴 시간도 없어 위장관계질환과 내분비계질환, 수면장애를 수시로 앓는다.
우지영 간호사는 “간호사가 한 환자를 본 뒤 다른 환자를 보기 전 손 소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달라”며 “격리환자를 보기위해 가운을 입을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기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문제는 현재 한국의 간호등급 기준이 간호사들이 환자의 건강회복을 위해 간호업무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지영 간호사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예를 들며 “간호사들이 부족한 인력으로 몸을 축내며 일하다 결국 떠나는 상황에 간호사 인력충원을 요구하자, 병원은 자랑스럽게 서울대병원의 간호인력이 (간호등급 1등급으로) 가장 많다고 답했다”라며 “기존의 간호등급도 현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우지영 간호사는 “방호복 착용시 20~25%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고, 코로나19 감염 또는 이로 인한 격리가 필요하기에 15%의 인력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대구 기준으로 11.6명 정도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6명 정도로 내려가지 않으면 병동은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 부처와 국회에서 간호인력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우지영 간호사는 “그간 정부에서 여러 노력을 해온 것은 알지만 많은 부분이 보여주기에 치중되어 있다”며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간호등급 기준을 현장에 맞게 변경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적용을 확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코로나19 대구 집단 감염으로 인한 의료진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국회 추경예산에 간호사들의 위험수당에 대한 지급 논의조차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3차 추경에 의료진 지원이 최우선으로 반영할 것 역시 요구했다.
끝으로 우 간호사는 “그간 정부에서 여러 노력을 해온 것은 알지만 많은 부분이 보여주기에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청와대로 왔는데, 간호사들의 이러한 행동에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 3일(금)까지 진행되는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은 1인 시위 및 발언은 ‘행동하는 간호사회’ 인스타그램·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