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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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왼쪽)는 “보건복지부에 60개 법정위원회가 있지만 환자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10개에 불과하다”며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환자가 없는 (자리에서) 환자 정책을 논하지 말라’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전한 식약처 이의경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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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날 행사에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환우회 활동을 펼친 이운영(왼쪽 네번째), 김종수(왼쪽 다섯번째), 전상진 씨도 공헌 표창을 받았다.

 

환연 안기종 대표 “여전히 환자 위한 법 많지 않아”


식약처 이의정 처장 “환자와 소통하며 정책 수립할 것”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 “의료현장서 환자 권익 충분히 보장 안돼”


환자 권익 위해 힘쓴 환우회원에게 공로패 전달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정된 ‘환자의 날’ 행사에서 ‘환자가 참여한 가운데 환자 정책이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발언이 나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연)는 6일 서울 종로구 누구나에서 ‘1회 환자의날 제정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010년 10월 6일 출범한 환연은 △환자샤우팅카페 △환자안전센터 △환자정책연구소 △환자투병복지지원센터 △환자리포트 △환자의 날 제정 등을 주요사업으로 정하고, 출범 10주년이 되는 올해 10월 6일을 ‘1회 환자의 날’로 정했다. 


10주년을 맞은 환연에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등 7개 단체가 속해 있다.


환연 안기종 대표는 “보건복지부에 60개 법정위원회가 있지만 환자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10개에 불과하다”며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환자가 없는 (자리에서) 환자 정책을 논하지 말라’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원칙’ 보다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정책 당국은 환자 ‘눈치’를 보기 전에 ‘의료 공급자’인 의사의 ‘심중’에 관심이 높다.


안 대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등 환자 안전을 위한 법안은 거의 논의되지 않은 반면, 의사들의 안전에 관한 법안들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환자가 중심이 되고 환자를 우선시하는 의료체계가 당연하게 들리지만 의료시스템 곳곳에는 여전히 공급자, 정부, 전문가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환연 설립 후 공급자 중심의 단단한 ‘바위’에 조금씩 ‘금’이 가며 환자 권익을 중요시하는 의료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환자안전법을 대표 발의하고 △사망사고 시 반드시 의료분쟁조정 과정을 거치도록 한 의료분쟁조정법을 대표 발의해, 환자 관련 공헌자로 표창을 수상한 오제세 전 의원은 “종현이법(환자안전법)은 빈크리스틴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종현이와 부모들, 환우들이 함께해 제정될 수 있었다”며 “특히 환자안전법에 민감한 의사와 병원이 법 제정을 도와 가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경험평가’를 도입해, 입원 환자들의 불편함을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첫 환자의 날 행사에 보건의료 관련 공공기관장들도 ‘환자 권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환자와 소통’을,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환자의 인권과 안전’을 강조했다.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식약처는 제품 중심 안전에서 탈피해 사람·환자 중심 식품 의약품 안전 정책 수립에 힘쓰고 있다”며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 피해 시 구제를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정책 수립 시 환자와 소통하며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며 “아파도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토대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2016년 제정된 환자안전법은 큰 의미가 있다”며 “건보공단에서도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간병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아직도 의료현장에서 환자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사회 전체가 환자 권익과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날 주인공인 환자들의 목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환우회 활동을 펼친 이운영, 김종수, 전상진 씨도 공헌 표창을 받았다.


백혈병과 모야모야병을 겪으면서도 유튜브를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이운영씨는 “질병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 속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며 “다른 환우들도 포기하지 않고 모두 완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증건선 환자로 건선협회에서 10년 이상 환자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김종수 씨는 “치료제가 나왔지만 완치약은 없어 (건선은) 평생 관리해야 한다”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고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 사람답게 살고싶다는 마음이 있다”고 투병 과정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1형 당뇨병 환자로 마라톤을 즐기는 전상진 씨는 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회장을 통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전상진 씨는 “환우회를 통해서 삶의 질이 높아져 운동도 할 수 있었다”며 “환우회 여러분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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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환자의 날...환자·의사·기관장 한목소리 “환자 없이 환자 정책 논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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