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정부의 미비한 지원속에 학부모들은 민간병원, 사설상담센터로 


[현대건강신문] 최근 5년간 우울증, 조울증, 수면장애, ADHD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어린이가 2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14세 어린이 진료인원 현황에 따르면, 기분장애로 인해 병원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2016년 5천325명에서 2017년 5천964명, 2018년 8천717명, 2019년 9천723명, 2020년 8천509명으로 연평균 1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는 기분 조절이 어렵고 비정상적인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로 대표적인 질환에는 우울증과 조울증이 있다.


이에 더해 같은 기간 수면장애로 인한 진료 건수는 1천198명에서 1천767명으로 47%, ADHD 진료 건수는 3만816명에서 4만104명으로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성장기 어린이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도 들어 증가폭이 주춤해 졌지만 코로나 19로 의료기관 방문자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이후 환자의 급증도 예상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정신건강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국회로 제출한 ‘최근 3년(2017~2019년)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및 조치현황’에 따르면 학교에서 실시한 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관심군으로 분류된 43만 9000여명 중 42% 수준인 18만 7000여명만 위(Wee)센터 연결 등 적절한 후속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교육지원청을 통해 전국 200여곳에 운영하고 있는 공공 심리 상담기관인 ‘위센터’ 또한 대부분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맞벌이 부부가 어린 자녀와 방문하기 어렵다.


고액의 검사 및 상담 비용 또한 학부모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에게 심리상담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서비스 사업’의 경우 저소득 가구가 아니면 지원대상으로 선정되기 어렵다. 


또,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의 정서, 인지, 사고, 행동습관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종합심리검사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대학병원은 60~80만원, 사설 심리상담센터는 40~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이후 진행되는 상담과 치료 또한 회당 10만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는 많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민간병원과 사설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대책이 학부모들의 필요와 동떨어진 느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는 과중한 학업 부담과 정서적 지지기반 약화로 인한 학생들의 정서·행동 문제가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며 2019년 3월 ‘제1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미비하다. 교육부가 정신건강 취약학생 지원,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 안전한 급식제공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코로나 19로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이나 대면 상담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예지 의원은 “성장기 어린이의 정신질환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가정과 공동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지원대상과 예산을 확대하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어린이 건강증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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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정신건강 적신호...5년간 우울증 등 22만명 병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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