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열 이용해 보다 안전하게 신장 신경차단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도 고주파열을 이용한 새로운 시술법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순환기내과)은 3월19일 난치성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중인 사례환자 3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 차단술’ 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처음 시술받은 44세 남성은 평소 4가지의 고혈압 약을 복용해도 165/110mmHg으로 혈압조절이 안됐다. 이 남성 환자는 시술 후 보통 한달후 혈압이 안정기에 들어서는 것보다 빨리 이틀 후 퇴원 시 140/95mmHg로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차단술’은 세 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 혈압(목표 혈압-140/90mmHg, 만성 신장병 환자-130/80mmHg, 일반인-120/80mmHg)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난치성 고혈압’(치료저항성 고혈압)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임상시험결과 84%에서 고혈압 감소 확인
고주파열을 이용한 ‘신장 신경차단술’은 난치성 고혈압 환자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 교감신경계 중 하나인 신장(콩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 을 전기적 충격으로 선택적 차단해,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감소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통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주로 사용됐는데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과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항고혈압 약물이 개발돼 지금껏 기존 치료법을 대신해 왔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개복수술 방식에 비해 훨씬 작은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크게 줄였고, 부분마취로 치료 및 회복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치료 효과는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의 24개 임상기관에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명에게 신장 신경 차단술을, 대조군인 54명에게는 기존 치료만을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2010년), 이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 평균 178/96mmHg에서 6개월간 평균 혈압이 146/84mmHg(32/12mmHg 감소)로 내려간 반면, 기존 치료법을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기존 혈압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의 84%(41명)에서 10mmHg 이상 수축기 고혈압 감소가 확인됐다.
호주, 유렵, 미국 소재 19개 의료기관에서 신장 신경 차단술을 시술을 받은 153명 환자에 대한 2년간의 ‘혈압 강하 추이’ 추적연구(2009~2011)에서도 측정 혈압이 2년 후 평균 32/14mmHg까지 감소했다.
신장 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약물치료 계속해야
신장 신경을 차단해도 의학적으로 안전한 근거는 신장이식수술 환자의 40년 장기추적조사 데이터에서 알 수 있는데, 이식된 신장이 중추 교감신경계와 단절되어 있지만 체액 조절, 전해액 밸런스 유지, 노폐물 제거 등 신장 본연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므로 이는 신장의 교감신경계가 신장 본연의 역할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알려진 기존 여러 해외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신장 관련 합병증 없이 정상적으로 신장이 기능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번 시술을 실시한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은 “신장 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유지와 약물치료는 계속 되어야 한다”며 “일부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의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지만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며 지속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또한 “신장은 뇌, 심장, 혈관 등 인체 내 주요 기관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혈압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장의 중추 교감신경계가 본태성 고혈압, 심부전, 인슐린 저항성, 만성 신장질환 등 심각한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만큼 향후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 차단술’이 고혈압 뿐만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 치료와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 치료법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