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순천향대부천병원 문혜진 교수 “처방 약물 꾸준히 복용시 결과 좋아”


[현대건강신문] 70세 박 씨는 최근 때때로 멍해지면서 대답을 잘 못 하고,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을 보였다. 


병원에서 뇌파검사와 뇌 MRI 검사를 한 후, ‘뇌전증’으로 진단되었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것을 걱정했지만, 꾸준히 약물치료를 했더니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뇌전증을 단기간의 약물치료나 단 한 번의 수술로 완전히 치료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면 상당수의 환자가 발작 없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유전병이 아니며, 여러 가지 후천적 원인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해마경화증이나 뇌의 피질 기형과 같은 질환이 잠재되어 있다가 성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종양, 감염, 외상, 뇌졸중 등 후천적으로 발생한 뇌의 질환으로 인해 뇌전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뇌의 퇴행성 질환도 뇌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한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의 연구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의 발병률과 유병률이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고 증가폭도 크다.


뇌전증의 핵심 증상은 반복되는 ‘뇌전증 발작’이다. 뇌전증 발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전신이 뻣뻣해지고, 떨거나, 침을 흘리기도 하는 ‘전신강직간대발작’ 외에도, 갑자기 멍해지면서 대답을 잘 못 하는 증상,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 아주 짧게 움찔하는 증상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별다른 유발요인 없이 뇌전증 발작이 2번 이상 반복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뇌전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문혜진 교수는 “확실한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있던 경우가 아니면 환자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반복되는 이상 행동, 의식 변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운동 증상 등이 관찰되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전증의 원인 질환은 △뇌파검사 △뇌 MRI 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 활동을 파악해 뇌 기능 변화를 알아보는 검사다. 


30분 정도의 뇌파검사에서 발작파가 관찰되지 않으면 ‘24시간 뇌파 감시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뇌 MRI 검사’는 뇌종양, 해마경화증, 뇌졸중, 외상 흔적 등 뇌의 구조적인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다.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현재 20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1세대 약제의 단점을 보완한 2~3세대 약제는 복용 방식이 편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시점 이전에 안전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항뇌전증약제를 미리 선택하여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 질환, 뇌파 특성, 동반 질환 등 환자 특성에 따라 약제의 효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1~3세대 약제를 적절히 선택하고, 일정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만약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고 수술을 통해 떼어 내도 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위치에 있다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다만, 약물치료만으로도 발작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된다면 약물치료만 시행할 수도 있다.


문혜진 교수는 “뇌전증은 고혈압과 당뇨처럼 상당 기간을 관리하며 치료해야 한다”며 “따라서 단기간에 치료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환자 특성에 맞게 처방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규칙적이면서 건강한 일상생활을 해야 쉽게 지치지 않고 치료 결과도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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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치료 시 뇌전증도 당뇨처럼 관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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