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알츠하이머의 진단과 치료 동향’ 브리프 발간
치매치료제 개발 위해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 중요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초의 치매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알츠하이머가 발견된 이후 100여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치매 치료는 여전히 숙제로 남은 셈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알츠하이머의 진단과 치료 동향' 브리프를 발간했다.
이번 브리프에서 재생의료연합에서 발간한 자료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및 바이오 마커 개발동향, 신약 파이프라인 분석, 국내 치료제 개발 동향에 대해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 속에 존재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과인산화 타우(Hyperphospohrylated Tau) 단백질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
만 달러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약물들은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 위주이며, 아직 근본적인 치료 약물이 없어 글로벌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
근본적인 치료제로는 최초 허가를 받은 ‘아두헬름(Aduhelm)’의 경우에도, 임상 1상 (PRIME 연구)에서 경증 알츠하이머병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에서의 안전성(Safety)과 효능(Efficacy)을 확인하였고, 패스트 트랙(Fast track)의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충분한 유효성을 입증 받지 못해,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또한, 유효성 입증 서류 부족 사유로 지난 4월 20일 바이오젠에서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한 실정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임상 환자 모집 등의 어려움을 겪거나 연구가 중단 및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2021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영역에는 여전히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전 세계 약 5,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고조된 공중 보건 위기로 인해 발병을 예방 및 지연하고, 원인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미국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clinicaltrials.gov)의 2022년 1월 5일자 자료를 기준으로, 2022년 알츠하이머병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례보고서가 발표되었다. 2022년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 상황을 보면, 전 세계에서 143개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총 172건의 임상시험이 시행되었다.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임상 3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31개 (임상 47건)로, 임상 2상 82개 (임상 94건), 임상 1상은 30개(임상 31건)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상용화를 타겟으로 하는 임상 3상 현황의 경우, 31개의 약물에 총 47건의 임상이 진행되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약물이 용도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었다. 원인조절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 임상이 67.8%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증상조절제가 16%, 인지증진약물가 16%를 차지하였다.
더불어, 원인조절치료제(DMT) 임상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한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된 표적(29%)으로 하며, 신경계 가소성 및 보호 등을 표적으로 하였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의 줄기세포치료제, 펩타이드 의약품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젬백스앤카엘이 식약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펩타이드의약품에 해당되는 ‘GV1001’ 에 대해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단일 기전 약물에 집중해 온 다국적 제약사들과는 다르게, 약물 하나로 여러 작용을 하는 ‘다중기작’ 약물을 개발 중이다. 에이비엘 바이오는 바이오 항체 치매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셀트리온은 국내 경피용약물전달시스템(DDS) 개발 기업 ‘아이큐어’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Donepezil) 패치제에 대한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기업들은 경구제·주사제 이외에도 다양한 제형의 임상 및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김지운 연구원은 “치매 치료제는 성공률이 매우 낮고, 최근 임상 3상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지만,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2022년 기준 170여 개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통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치료제 신약 개발에 대한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민간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현황 중 원인조절치료제(DMT)의 연구가 가장 많다는 사실에비추어 볼 때 전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앞으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