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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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가족 3명이 숨진 반지하 방을 살펴보고 있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 33만 가구는 반지하에 거주한다. 이들 중 96%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사진=서울시)

 


국토부 장관 “주거환경 정비 등 근본적 대책 마련”


서울시장 “대심도빗물터널 건설 등 치수관리 목표 상향”


참여연대 “주거권은 생명권,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해야”


서울환경연합 “강남역 주변 배수체계 엉망, 합리적 대책 마련해야”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115년 만에 내린 폭우로 서울에서 숨진 6명 중 4명이 반지하에 살던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들은 반지하 거주자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서울 강남의 배수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8일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살던 일가족 3명과 동작구 상도동에 살던 50대 김모 씨가 숨졌다. 이들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였으며 반지하에 살고 있었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 33만 가구는 반지하에 거주한다. 이들 중 96%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반지하는 나날이 비싸지는 도시에서 서민들에게 그나마 열린 거주공간이지만, 고시원, 옥탑방과 비닐하우스가 그렇듯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주거지는 화재, 혹한, 혹서와 반복되는 재난 앞에 위태로웠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반지하 거주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계획하고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시행하지 않았고, 2020년부터 반지하 거주가구도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대상에 포함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을 만들었지만 공공임대주택의 실제 물량은 늘지 않아 ‘신청은 할 수 있지만 갈 곳은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 모두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였다는 사실은 현재 주거급여가 ‘적절한 주거여부’에는 관심없이 단지 월세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있음을 방증한다. 


2020년 12월 방배동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발달장애 청년의 어머니 김모씨 역시 주거급여 수급자였다. 이들은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집에 살고 있었지만, 서초구청도 국토부도 이사갈 곳이 있는지 묻지 않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침수 피해지역을 방문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주거환경 정비 △도시계획 △스마트기술 등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을 주문했다.


빈곤사회연대, 참여연대 등이 함께하고 있는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공동행동)은 10일 성명을 통해 “주거급여 신청 후 국토부는 주택조사원을 주거지로 파견해 실태조사를 진행하나, 그 결과에 따라 주거 상향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그저 월세만 보조하는 정책은 쪽방촌의 ‘빈곤 비즈니스’가 보여주듯 수급권자의 손을 거쳐 주택소유주로 지원금을 흘려보낼 뿐, 적절한 주거 실현에는 단기처방조차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공공임대주택의 대폭적 확충과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저렴주거지를 선택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0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서울시 침수 졸속 대책 우려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서울시의 수해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며 10년 전 검토했던 대심도빗물터널을 건설하는 등 서울의 치수관리 목표를 높여, 시간당 빗물 처리용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향후 10년간 1조 5천억을 투자하고, 빗물터널과 병행해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등을 추진해 총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어떻게 미리 준비라도 했다는 듯, 3일 만에 3조원의 토목 건설계획이 수립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남의 시간당 처리능력이 85mm에 불과하다지만, 8일 저녁 침수가 시작된 것은 시간당 30mm도 내리지 않은 8시경부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날, 신월빗물터널이 있는 양천 지역의 비의 양은 시간당 60mm를 넘지 않았고, 일강수량은 186mm를 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온 양천구와 350mm 이상의 비가 내린 강남구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무리”라며 “서울시의 대책은 그저 토건족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한 졸속대책에 불과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강남의 배수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단을 민관공동으로 구성하고, 합리적 대책 마련을 위해 나설 것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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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15년만의 폭우...기초생활수급자 4명 반지하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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