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1-28(월)
 
  • 싱가포르국립대 유안-쿤 리 교수 "카레 섭취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 변화시켜"
  • 높은 지방, 육류 및 당류 등의 섭취,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에 나쁜 영향 미쳐
  • Bacteroides, 동맥질환, 당뇨병, 대장암 등 만성질환의 발병인자
  • 5세 이전 유아기에는 신경발달 유도해 균형잡힌 성장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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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유안-쿤 리 교수는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7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폴리페놀이 풍부한 카레 섭취가 장내미생물 변화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가 장내미생물 균총을 건강하게 개선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유안-쿤 리(Yuan-Kun Lee) 교수는 6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제7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폴리페놀이 풍부한 카레 섭취가 장내미생물 변화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카레·향신료로 맞이하는 100세 시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오뚜기가 후원하고 한국식품과학회가 주최했다.


온라인으로 참석한 리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오옴은 피부와 체내, 특히 위장관 내에 존재하며 건강과 웰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마이크로바이오옴은 엄마가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직접 전달 받게 되고, 모유수유와 이유식 등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 조성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 가운데 각종 약물과 화합물, 환경적 요인 또한 마이크로바이오옴의 변화를 야기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인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은 식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리 교수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마이크로바이오옴 프로파일을 조사한 결과 식이가 마이크로바이오옴 구성에 중요한 인자임을 밝힌 연구 결과가 이미 여러 건 발표됐다.


여러 연구결과 중 가장 획기적인 연구결과는 이탈리아 어린이와 아프리카 어린이 간의 마이크로바이오옴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다. 


연구에서 이탈리아어린이들은 Bacteroidaceae과의 Bacteroides가 가장 많았으며,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주로 Prevotellaceae과의 Prevotella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마이크로바이오옴의 차이는 유럽인의 높은 육류 섭취 대비 낮은 채소 섭취에 반해, 아프리카인의 식물성 식품의 섭취량 대비 고기와 지방을 덜 섭취하는 식습관 차이에서 기인한다.


또, 아시아의 몽골과 인도네시아의 지역에 따른 마이크로바이오 프로파일을 비교한 결과 북반구 사람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Bacteroidaceae가 우점종임을 알 수 있었다.


동아시아인들은 유럽인 및 미국인에 비해 Bifidobacteriaceae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남반구인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은 주로 Prevotellaceae과의 Prevotella속이 우점종이며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및 아프리카와 남미가 이에 해당된다.


이에 연구팀은 식이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을 조절한다는 가설을 세운 후 두 종류의 식품성분이 마이크로바이오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동물성 지방질이며, 다른 하나는 주식용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주식은 또한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인디카쌀, 기장 등과 같이 난소화전분의 함량이 높은 곡류와 찰진 자포니카쌀, 밀, 감자 등의 난소화성전분이 낮은 곡류다. 난소화성전분 함량이 낮은 곡류의 경우 소장에서 소화되어 흡수율이 높다. 


연구팀은 동물성 지방과 낮은 난소화성전분이 담즙산의 분비를 늘린다는 가설을 세웠다. 실제로 자포니카쌀 또는 감자와 같은 낮은 난소화성전분을 섭취 시 대장 내 담즙의 농도는 높게 유지되고 이로 인해 Prevotella 등 담즙에 예민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은 사멸한다. 그 결과 Bacteroides fragilis와 같이 담즙저항성이 있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이 생육하여 우점종이 된다. 이러한 가설은 동아시아인과 서아시아인에게서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반면에 지방질을 섭취하면서 동시에 인디카쌀, 기장 등 난소화성 전분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대장내 담즙산의 흡수가 증가해 장내 담즙산의 농도가 감소한다. 그 결과 Prevotella가 생육하여 장내 우점종이 된다. 그로 인해 Bacteroides fragilis와 같은 Bacteroides속 미생물의 장내 비율은 감소하게 되며, 이는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 및 남미 사람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에서 발견된다.


특히, Bacteroides는 동맥질환, 제2형 당뇨병, 대장암, 심근염, 류마티스성 관절염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병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이른바 선진국 질환이라고 불리며, 높은 지방, 육류 및 당류, 그리고 낮은 난소화성전분 등 우리가 섭취하는 식이가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Bacteroides는 프로바이오틱 Bifidobacterium과 함께 다섯 살 미만의 유아기부터 장내 면역을 발달시켜 균형 잡힌 마이크로바이오옴의 형성에 기여한다. 또한 Bacteroides는 대장염 등 장질환의 개선에도 관여하며, 신경발달 장애와 관련된 행동생리학에도 관여한다. 즉, 신경계의 적절한 발달을 유도함으로써 균형잡힌 정상적 생리현상을 유지한다.


반면 Prevotella는 당대사 및 에너지대사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교수는 “이들을 종합하면 유아기에 건강하고 정상적인 면역발달, 정신건강, 그리고 만성염증 예방을 위해 우리는 Bifidobacterium과 Bacteroides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반면 성인에 있어서는 Prevotella의 우점이 선호되는데 이들이 에너지대사와 당대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인기에는 면역이 충분히 발달했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하였기에 Bacteroides나  Bifidobacterium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생후 두 살 이내에 장내 마이크로바이오옴이 형성되고, 주변환경으로부터 섭취음식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오옴에 도달하는 미생물들은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 번 형성된 마이크로바이오옴이 식이섭취 및 다른 방법을 통한 변화는 어렵다.


리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오옴은 건강과 웰빙에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몸 속 마이크로바이오옴을 바꿀 수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필리핀의 두 도시를 분석한 연구를 소개했다.


필리핀의 현대화된 도시 Omoc와 지역 도시 Baybay에 사는 사람들의 마이크로바이오옴을 분석한 결과 도시지역에서는 Bacteroides의 비율이 높았고 지역 도시에서는 Prevotella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두 도시의 식단을 볼 때 현대화된 도시는 고지방 고단백의 서구식 음식을 더 먹는다. 반면 지방의 Baybay 지역에서는 탄수화물과 갈색류 식품의 섭취가 더 많았다.

 

하나의 식품을 장기간 섭취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시골지역의 어린이들은 일반적으로 필리핀 전통 음식을 주로 섭취한다. 그리고 그들의 마이크로바이오옴은 주로 Prevotella로 우점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장해 햄버거, 튀김류, 빵, 감자 등 서구화 식단의 섭취가 증가함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오옴은 Bacteroides로 바뀌어 간다.


리 교수는 “이 변화는 장내 소화물의 소화효소 구성에서도 관찰된다. 지방질 소화에 관여하는 효소는 도시지역에서 더 많이 측정되었고, 탄수화물 분해 관련 효소는 지방도시에서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 마이크로바이오옴의 변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연구팀은 몽골인들을 대상은 짧은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확인했다.


겨울철에 몽골인들은 주식으로 양고기를 먹는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육류를 먹지 않고 유가공제품만 먹는다. 이는 여름에 고기의 온도가 증가해 먹지 않아야 한다는 전통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름철에는 Prevotella가 마이크로바이오옴의 우점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겨울에는 마이크로바이오옴이 Bacteroides로 바뀌고 다음 여름에는 다시 Prevotella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Bacteroides는 내내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완전히 변화하는데 1년 이상 걸렸다. Prevotella 역시 1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됐다. Bifidobacterium은 변화했는데 이는 아마도 여름철에 유제품 섭취가 늘고 유당이 Bifidobacterium의 생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리 교수는 “이런 결과를 보면 Bacteroides와 Prevotella가 서로 우점종화 하는 데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이렇게 느린 이유는 장내 pH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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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에 들어가는 다양한 향신료

 

하지만, 인도 지역서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도 Prevotella가 우점종이다. 왜 그럴까?


리 교수는 성인에게는 만성질환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Prevotella가 선호된다. 그러면 우리는 인도인들의 식이를 통해 성인의 마이크로바이오옴을 Prevotella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인도인들의 식단을 보면 빈번히 사용되는 하나의 소재가 다른 북반구 나라들의 것들과 매우 다르다”며 “인도인들은 폴리페놀과 향신료가 많은 커리를 식물과 고기 등 다양한 소재와 함께 섭취한다. 커리에는 계피, 오레가노, 생강, 로즈마리, 후추 등이 들어있다. 이러한 향신료들이 인도인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을 Prevotella 우점으로 변화시키는 지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싱가폴 내에서 커리를 먹지 않는 건강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커리 및 그 향신료 섭취를 통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으며, 세 그룹 간 섭취 영양소는 유사했다. 다만 첫 번째 구룹은 카레를 섭취하지 않는 대조군이다. 두 번째 그룹은 하루에 6g의 커리를 제공하였고, 세 번째 그룹은 그 두배인 12g을 먹었다. 이들의 커리 제공량은 연구 당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커리의 최저/최대량에 해당한다.


연구결과 단 한 번의 식사 후 2일 내에 6g 및 12g 커리 섭취군에서 Bacteroides가 유의적으로 감소함을 볼 수 있었다. 6g, 12g 커리 식이군에서 Prevotella 역시 변화했는데 그 방향은 반대였다. 즉 커리의 섭취는 Bacteroides를 감소시켰으며, Prevotella를 증가시켰다. Bifidobacterium 역시 증가했는데 이는 오직 12g 커리 섭취군에서만 관찰됐다.


리 교수는 “다르게 표현하면 커리를 많이 먹을수록 Bacteroides가 더욱 감소함을 볼 수 있다. 반대로 6g과 12g 커리 섭취군에서 Prevotella가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볼 때 단 한 번의 커리 섭취만으로도 Prevotella와 Bifidobacterium 비율이 증가하게 할 수 있는 양의 폴리페놀이 공급됨을 알 수 있다. 이 두 미생물은 모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Prevotella는 세포의 에너지대사와 당대사를 촉진시키며, Bifidobacterium은 만성염증을 억제하는 프로바이오틱스다. 게다가 만성질환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Bacteroides의 비율역시 감소했다.


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단 한번의 섭취만으로도 마이크로바이오옴의 변화를 우리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유도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질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커리 및 향신료의 섭취로 인한 마이크로바이오옴 조절의 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바라건대 결국에는 식이조절을 통해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대사를 조절하고 결국 건강한 장수시대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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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장내미생물 균총 건강하게 개선...성인병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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