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근용 질병청 과장 ‘HPV 백신의 정책현황’ 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서 소개
- 정우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전세계적으로 HPV 양성 구인두암의 발생률 증가"
- 이상혁 강북삼성병원 교수 "백신 접종 확대할 경우 집단면역의 측면에서도 장점"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과 관련해 성접촉성 감염인 만큼 국가예방접종을 남성청소년으로까지 확대해야 하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성생활을 하는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성인 10명 중 7명은 일생 동안 한 번은 감염될 수 있다. 또한 HPV는 감염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만,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과 남녀 모두에서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 HPV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권장된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화두가 됐던 'HPV 국가예방접종 남성청소년 확대'는 지난달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2022 추계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종합학술대회 보험심포지엄'에서는 HPV의 두경부암 발병과 관련한 최근 현황 및 백신의 정책현황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HPV 관련 양성 및 악성 질환'을 주제로 발표한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최나연 교수는 "살면서 HPV를 접촉할 확률은 약 80%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 중 10~20%는 전암성 병변 또는 암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HPV 접촉부터 암이 되기까지는 약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과의 연관성이 높지만 검진과 백신으로 전세계적인 유병률은 감소 추세지만 HPV 관련 구인두암은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HPV 양성 구인두암의 특징괴 최신 치료 경향에 대해 소개한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우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HPV 양성 구인두암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HPV 양성 구인두암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임상적인 특징이 기존 두경부암과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7년 바뀐 암 병기체계에서는 HPV 양성 구인두암은 HPV 음성 두경부암과는 다른 병기체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정 교수는 "최근 국내도 구인두암환자의 HPV 감염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인두암의 80%가 HPV 감염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HPV백신은 2006년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승인을 얻었다. 그 후 2007년 두경부암의 하나인 구인두암의 원인인자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전세계 암종의 약 5%가 HPV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에 HPV 백신을 여자에게만 할지 남자까지 확대해야할지에 대한 비용-효과 측면의 논란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이상혁 교수는 "백신 접종을 확대할 경우 집단면역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며, 관련 질환 및 암 예방의 효과가 외국의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지원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HPV 백신의 정책현황 및 방향'에 대해 소개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 권근용 과장은 현재 HPV 감염증, 그룹A형 로타바이러스감염증, 대상포진 등에 대한 국가예방접종 지원 확대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현재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확대를 위한 정책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HPV 백신을 기존에 지원하던 2가, 4가 백신에서 9가 백신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 대상에 남아를 포함하는 것에 대한 비용-효과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2024년에는 HPV 국가예방접종 남성 청소년 확대 근거 마련 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