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 홍역, 전염성 독감의 6~8배 높은 전파력 MMR 백신 2번 이상 접종해야
  • 감염자 대부분 외국서 발생, 해외여행 계획 중이라면 백신접종이력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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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 환자의 발진 모습. (사진=질병관리청)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최근 국외에서 항공여행 중 홍역 확진자와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한 적이 있는 내국인이 귀국 후 홍역으로 확진된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병으로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데 메르스에 비해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높은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어, 일상생활의 작은 접촉만으로도 충분히 홍역에 걸릴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3일 항공여행 중 홍역 확진자에 노출된 40대 내국인 1명이 입국 후 홍역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2022년 12월 18일, 카타르 도하 →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동 항공기 탑승자 중 홍역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같은 항공기에 내국인 21명이 탑승하였음’을 스페인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바 있다.


현재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던 내국인 21명 중 13명이 귀국한 상태이며, 방역당국은 동승자에 대해 귀국 시기부터 관할 보건소를 통해 개인별 증상발생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모니터링 중 지난 12월 29일 귀국한 환자가 31일부터 발진 증상이 발생해 호흡기 검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일 홍역으로 확진됐다.


질병청은 "이번 홍역 확진 사례는 국내에서 2020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발생한 홍역 해외유입 사례"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률이 95% 이상 높은 상황이나 미접종자 및 접종시기가 안 된 영아나 면역력이 저하된 개인은 홍역에 노출 시 감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홍역 감염으로부터 영유아 등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는 홍역 표준접종일정에 따라 적기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역의 경우 증상은 약 10일간의 잠복기 이후에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과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목덜미와 귀 뒤쪽부터 시작해 몸통, 팔다리 전신으로 퍼져 4일 이상 지속되는데, 발진 발생 4일 전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역은 안정과 충분한 수분공급, 해열제 복용 등의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중이염, 폐렴, 뇌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생후 12개월~15개월 사이와 만 4~6세 때 각각 1회씩 홍역(measles),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mumps), 풍진(rubella)의 혼합백신인 MMR 접종을 권장한다. 항체가 없는 성인의 경우에도 1회 접종을 권장하며, 접종 후에는 95% 이상 항체가 형성되고 면역력은 평생 지속된다.


다만, 국내에서 1968년 ~1997년 사이 출생자의 경우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없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 신상엽 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홍역은 공기감염이 가능하므로 환자가 기침을 해서 나온 호흡기 분비물이 수 십 미터 이상 멀리 퍼져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역 환자가 지하철 내에서 기침을 한번 하면 이론적으로는 열차 내 모든 사람이 홍역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홍역은 잠복기가 평균 2주 정도로 긴 편이며, 보통 피부 발진이 나타나야 진단이 가능하다. 그런데 홍역은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4일 후까지 감염력이 있다. 발진이 나타나기 전 증상이 없거나 감기 기운 정도가 있는 홍역 환자가 4일 동안 바이러스를 공기감염 형태로 계속 뿌리고 다닌다는 의미다.


또한 홍역은 ‘홍역을 치르다’는 관용어구가 생겼을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 실제 홍역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홍역 환자에 접촉하면 90% 이상에서 홍역에 걸린다. 일반적으로 홍역 환자 1명이 15-20명 정도를 감염시킬 수 있다. 면역이 없으면 홍역 환자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홍역에 걸릴 수도 있다.


감염력이 워낙 높고, 증상이 없는 시기에도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고, 공기감염 형태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홍역을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홍역은 MMR 백신(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을 접종하여 예방한다. 총 2회 접종이 권장되며, 1차 접종의 예방효과는 93% 정도이고 2차 접종까지 하면 예방효과가 97% 정도가 된다.


신 위원은 “최근 국내 소아의 MMR 백신 2회 예방접종률은 95-99%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20-30대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역은 걸리게 되면 평생 자연면역을 획득한다. 질병청에서는 1967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홍역에 걸려 자연 항체를 가진 것으로 간주한다.


1965년 홍역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었으나 필수 접종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현재 40세 이상은 접종을 받지 않았더라도 홍역에 걸려 평생 면역을 획득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면역이 아예 없을 가능성도 있어 해외여행 준비 중이라면 예방접종이력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신 위원은 “1983년부터 홍역에 대한 1회 예방 접종이 필수 접종으로 시작되었고, 1997년부터 홍역에 대한 2회 예방 접종이 필수 접종으로 시작되었다. 이 때문에 1983-1996년생은 1회 예방 접종만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현재 20-30대는 홍역에 대한 충분한 면역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홍역에 항체를 가진 사람이 5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는 최근 연구들이 있다. 유행을 막기 위한 군집면역 목표 수준인 95%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국내 홍역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20-30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MMR 백신 접종이 필수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 MMR 접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신 위원은 “홍역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20-30대의 경우는 미리 홍역 항체 검사를 해서 면역 여부를 확인하거나 적극적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며 “동남아 등의 개발도상국과 유럽 등 홍역이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는 홍역 접종력이 불확실하거나 과거 1회 접종만 한 경우 여행 2주전 최소 1회의 MMR 접종이 권장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역 환자와 접촉한 후 72시간 이내에 예방접종을 하면 홍역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본인의 거주 지역에 홍역이 유행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방역당국의 안내를 따르고 20-30대의 경우는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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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홍역 환자 발생...20~30대 면역 없을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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