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5(월)
 
  •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노인 건강관리 정책 방향’ 원탁회의 개최
  •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노인의학 개념 도입해 불필요한 돌봄 요구 막아야”
  • 건강한 노화 준비와 근거 기반 노인 건강관리 위한 정책 방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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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먼저 노인학에 대한 개념을 도입해 불필요한 돌봄 요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만, 노인 건강관리를 위한 정책은 미흡해 사회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6일 '노인 건강관리 정책 방향'을 주제로 원탁회의 'NECA 공명'을 개최했다.


202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비율이 18.0%로 고령사회이며, 통계청은 2025년 상반기에는 고령화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의 노인 건강관리 정책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발표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먼저 노인학에 대한 개념을 도입해 불필요한 돌봄 요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생애주기별 건강관리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태어나서 30세까지는 성장과 근육축적의 시기이고, 30~60세는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뱃살의 축적, 대사적 스트레스 누적, 과잉영양 상태이며, 60세 이후 근감소, 쇠약, 단백영양부족을 겪게 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30~60세에는 고단백 식이로 가속노화를 만들고 근감소를 막아야할 60세 이상에서는 걷기만 하고 몸에 좋다는 잡곡밥 소식을 통해 몸의 근육을 뺀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사람의 몸은 매우 다이나믹하기 때문에 시기에 맞춰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 등을 통한 건강 정보들이 굉장히 왜곡돼 있다. 사회의 생애주기에 맞춰 올바른 건강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건강관리의 또다른 문제점은 바로 종합적으로 보지 않고 질병별로 떼어 놓고 보기 때문에 '처방 연쇄에 의한 급성 노쇠'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심각하지 않은 노쇠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A환자가 관절 통증으로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던 중 숨겨진 심부전이 악화돼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되고, 심장내과에서 이뇨제를 처방 받아 사용하게 된다. 이 환자는 곧 전해질 이상으로 어지러움 식욕저하 등을 겪게 되고 소화기내과에서는 소화제와 영양제 주사 등을 처방 받아 복용한 결과 변비, 부종, 식사량 저하 등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됐다. 이에 신경과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았고 소화불량 및 요실금이 발생해 결국 3개월 만에 침대에 누워 지내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 환자는 노년내과를 방문하게 됐고, 약 개수를 15종에서 8종으로 줄였고, 1개월 후 기능이 호전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통합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분열을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분절화 심화로 인해 급성 노쇠가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현재 2030 세대가 40대가 되면 지금과 같은 진료 방식으로는 절대로 의료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장기요양 보험대상자가 95만명 수준이지만, 2041년에는 297만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럴 경우 요양보호사가 50만 명에서 150만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는 2021년 3700만명에서 2700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결국 70세, 80세가 되어도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건강관리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것.


정 교수는 "현재의 3040 세대들은 건강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서 부모세대보다 더 빨리 늙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 수명이 짧아지고 있고 코로나 이후에는 수명 자체가 대폭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주변 나라들을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초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젊은 사람부터 중년, 노년기의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또 노인학의 개념을 도입해 돌봄 요구가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것을 막고, 불필요한 의료비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험을 토대로 한 한국의 노인 건강관리 방향'에 대해 제언한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김헌경 박사는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건강수명 연장 정책의 목표달성 확률은 높지만,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달성도는 높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건강검진 후 위험성이 있는 대상자에 대한 보건지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기 고령자 건강관리를 위한 검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김 박사는 "건강수명 연장과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쇠, 경도인지장애, 보행장애, 배설장애 등의 예방과 개선에 효과적인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며 "증상 예방과 개선을 위해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계속적이고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광협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노인 건강관리를 위한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번 원탁회의를 계기로 국내 노인의 건강수명을 올릴 수 있는 혜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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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화된 의료, 노인건강 위협...‘연쇄 처방 의한 급성 노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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