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철 회장 "TACE 처음 시작하는 의사들을 위한 길잡이 될 것"
- 김성은 교육이사 "TACE 근거 마련 위한 연구에 국가적인 지원 있어야"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간암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에 대한 치료가이드가 최초로 공개됐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시술자 개개인의 술기 능력에 따라 차이가 크고 국가‧병원별로도 통일되어 있지 않다.
대한간암학회는 지난 17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 파르나스에서 열린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치료가이드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을 공개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암에 항암제를 주입하고 선택적으로 혈관을 막아서 허혈에 의한 종양괴사 효과를 보는 치료법으로 현재 간암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시술이다.
대한간암학회 심주현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근본적인 치료 영역으로는 포함되지 못하고 있고, 고식적인 치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술”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나라, 모든 센터, 모든 병원에서 치룔 방법이 통일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이 절실한 상태였고, 아직까지는 근거가 부족하지만, 지금까지의 근거와 전문가 합의안을 바탕으로 거의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이드를 제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색전술 처음 시작하는 의사들에게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간암학회 임현철 회장(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경동맥화학색전술의 경우 우리나라의 A병원과 B병원 간에도 비슷한 것 같지만 다 다르고 작업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세계 어디서도 본격적으로 근거를 만든 적이 없다”며 “첫 단추를 끼워보자는 각오로 시작했고, 지금 얇은 책자 하나지만, 앞으로 근거가 더 쌓이고, 전문가 의견이 더 모아지면, 앞으로 5년, 10년 뒤에 개정판이 나올 때는 색전술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동맥화학색전술의 경우 가이드라인의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에 대형 제약사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은 교육이사(한림대성심병원 내과 교수)는 “제약회사가 펀드를 줘서 할 수 있는 스터디가 아니어서 연구자들 개인으로 진행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근거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며 “어떻게보면 이런 거는 국가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미국, 유럽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시료가 많지 않고, 한국의 근거 자료를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할 수만 있다면 환자들에게 너무 좋은 치료법인데 한국이나 일본 빼고는 쉽게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번에 전면 대면 학회로 진행되었으며 53편의 초록이 접수되었고 총 451명이 사전등록을 마쳐 성공적인 정기학술대회 중 하나로 평가되었다. ‘Beating HCC(간암) Together’라는 주제로 간암의 역학, 진단, 치료, 예후에 관한 다양한 강의와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한간암학회는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기초연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간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고자 다학제 진료 및 연구에 중점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는 새로 출범한 대외협력위원회와 함께 국제간암학회(International Liver Cancer Association, ILCA)와 대한간암학회의 조인트 심포지엄을 최초로 준비하였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ILCA-KLCA 조인트 심포지엄은 ‘Challenges and Future Prospects of Locoregional and Systemic Therapies in HCC(간암)’라는 제목으로 간암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해 간암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대한간암학회와 ILCA가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간암 분야의 진료와 연구가 국내외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