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 김난희 고대안산병원 교수 “당뇨병 교육 시 당뇨 환자 사망률 26%까지 줄여”
  • 당뇨병학회, 임상 현장 한계 극복하고 교육의 질 담보하기 위해 전문가 단체와 논의해야
  • 닥터바이스, 의료기관의 당뇨병 교육에 대한 부담 덜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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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가 영양 섭취 교육을 받고 있다.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혈당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양한 만큼 평생에 걸쳐 환자 스스로의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로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혈당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양한 만큼 평생에 걸쳐 환자 스스로의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단편적인 정보전달 중심의 교육으로는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를 제대로 관리에 한계가 있다. 특히, 교육을 통해 각 환자의 오랜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고 강도 높은 중재가 필요하다.


실제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26%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당뇨병 관리 성적은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조절률은 당화혈색소(HbA1c) 6.5% 기준 24.5%로 4명 중 1명만 학회에서 제시하는 목표혈당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즉 당화혈색소가 8.0% 이상인 환자가 19.5%로 당뇨병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3가지 이상의 약제를 투약하는 환자들이 40%에 근접하고 있으며, 10%에 가까운 환자는 인슐린을 자가 투약하고 있어 저혈당 등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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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희 교수(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먹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러한 것들이 다 조절된 이후에도 안 될 때 먹는 약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생활습관조절이 중요한 이유는 혈당이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행동하느냐, 잠을 얼마나 잤느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느냐 등에 따라 혈당이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셀프 컨트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효과적인 약물 못지않게 적극적인 중재로 생활습관을 교정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환자가 스스로 혈당을 재고, 스스로 높은지 낮은지 판단하고, 혈당의 목표에 따라 무엇을 해야 할지, 즉 운동해야 할지 아니면 담당 의사에게 약을 더 늘려 해달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스스로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할지 등 본인이 판단하여 적절한 액션을 취할 수 있기까지 만들어드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그래서 과거에는 당뇨병 교육이라 했지만, 이제는 ‘자기관리 교육’이라고 한다. 자기관리가 가능하도록 능력을 함양시켜주는 것이 근간"이라고 말했다.


여러 연구로 당뇨병 교육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42개 연구 1만 3000명에 대한 메타분석결과 당뇨병 교육을 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26%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교육이라는 것이 눈으로 보기에는 약을 쓰지 않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어마어마한 수치다. 이처럼 교육은 간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1999년부터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도입, 교육자를 양성해오고 있다.


정부, 인정비급여 형태 교육비 인정, 턱없이 부족


또, 최근에는 학회가 진행하는 엄격한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육자들로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을 ‘당뇨병 교육 인증 병원’으로 인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정부에 정확한 규정 없이 1회, 1시간의 교육에만 인정비급여 형태로 교육비를 인정하고 있어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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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가 진행하는 엄격한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육자들로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을 ‘당뇨병 교육 인증 병원’으로 인증하고 있다.

이에 당뇨병 교육 인증 병원에서는 대부분 올바른 교육을 위해 1회 이상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해 전담 교육자를 고용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 교수는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환자의 교육 요구도에 따라 교육 시간을 달리해야 하며, 당뇨병 교육에 대한 상담료 규정도 현실화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급여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당뇨병 교육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학회 측의 지적이다.


수 백명의 환자를 등록해야 교육 전담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교육을 담보하기는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른 교육의 난이도는 고려하지 않아. 정작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오히려 소외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일단 당뇨병 교육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할 수 있도록 횟수를 풀어줘야 한다"며 "필요에 따라 영양사나 간호사, 운동처방사 등 직역별로도 나눠서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에 따라 교육 횟수 및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1형 당뇨병, 다회 인슐린 주사를 맞는 2형 당뇨병 및 연속혈당측정기(CGM)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더 자주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식사에서 탄수화물양 계산, 인슐린 용량조절, CGM 사용법 등도 교육 가능하도록 교육 난이도에 따른 개별적 수가가 매겨져야 한다"며 "반면 당뇨병 초기의 경한 사람은 한 번 교육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지금처럼 비급여가 아니라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환자들이 교육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급여화를 바라고 있다. 비용을 받지 못하면 교육에 전담인력을 둘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이에 정부가 당뇨병 교육에 대해서는 당뇨병의 전문가 단체이자 수십년간 진행해 온 커리큘럼을 갖춘 학회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간 소통에 도움주는 플랫폼 ‘닥터바이스’ 


한편, 만성질환관리 플랫폼 기업 아이쿱 iKooB는 의사와 환자간 소통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 닥터바이스(Doctorvice)를 통해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당뇨병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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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책임을 가지고 마지막에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결국 의사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교육과 상담에 적합한 시스템을 이용하고 여기에 더하여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엔진도 잘 활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닥터바이스는 의사가 중심이 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3000여 가지 교육 콘텐츠를 환자의 다양한 유형에 맞춰 기성복처럼 갖추고 있으며, 환자가 찾아오면 유형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 제공한다.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현장에서 화면을 보며 직접 설명할 수도 있고, 프린트물이나 메신저를 활용해 전달할 수도 있어 1차 의료기관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조 교수는 "교육은 환자와 함께 화면을 보면서 할 수도 있고, 프린트물이나 메신저로 제공할 수도 있으며 환자가 앱을 설치하면 그 앱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먀 "여기에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이나(Patient Reported Outcome, PRO), 환자의 의료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를 연결할 수도 있어서 의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를 위한 증빙자료도 제출할 수 있어 증빙을 위해 낭비되는 업무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닥터바이스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3)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4월 1일부터 시범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사랑과 연동되기 때문에 비용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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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 근간은 ‘생활습관조절’...‘자기관리’ 약물만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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