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오디’의 위장 운동 활성화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발표
- 기존 위장 운동 촉진제인 '메토클로프라마이드' 효능의 약 2배 수준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동의보감 등 고문헌에서 특히 당뇨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오래 먹으면 배고품을 잊게 해준다고 나와 있다. 또, 귀와 눈을 밝게 하고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해 준다는 등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농촌진흥청은 31일 연구 결과로 밝혀진 '오디'의 소화 및 위장관 운동 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5~6월이 제철인 오디는 건강음료나 효소 등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농진청은 고문헌에 나타난 오디의 효능에 착안해 동의대학교 이현태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동결건조한 오디 분말을 실험 쥐에 투여한 후 소화 및 위장관 운동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나타내는 위장관 이송률을 측정했다.
또한 위장관의 운동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낸 지표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위장관의 근육인 ‘위장관 평활근’의 수축력을 측정함으로써 위장관 운동기능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상재 농업생물부장은 "오디의 소화 및 위장관 운동기능에 관한 연구성과 보고는 이번에 처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장폐색 등 다양한 위장관 운동의 저해 상황에서 위장관 운동 촉진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시사프라이드가 심장 부정맥 등의 부작용으로 2000년부터 판매가 중지되었고, 그 이후에 이를 대신하던 메토클로프라마이드라는 약제 역시 2014년부터 사용이 제한되고 있어 이를 대신할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오디의 소화 촉진 기능성에 주목해 시사프라이드와 메토클로프라마이드와 동결건조한 오디 분말을 각각 투여했을 때 소화 및 위장관 운동이 얼마나 활발해지는 지를 나타내는 위장관 이송률을 정상 쥐와 장폐색을 유발시킨 쥐에서 비교해 실험했다.
시험 결과, 정상 쥐에 위장관 운동 촉진제 중 가장 활성이 강한 메토클로프라마이드와 시사프라이드 약제를 투여한 결과,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소화·위장관 운동이 각각 19% 또는 24.6% 더 많이 활발해졌다.
또 동결건조 오디 분말을 정상 쥐에게 투여했더니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소화 및 위장관 운동이 64.4% 더 많이 활발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메토클로프라마이드 적용 쥐보다는 약 38.2%, 시사프라이드 적용 쥐보다는 32%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위장관 운동의 기능을 떨어뜨린 장폐색 쥐에서 동결건조 오디 분말을 투여했을 때 소화 및 위장관 운동이 약 82.4%로 더 많이 활발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장폐색 쥐에서도 동결건조 오디 분말의 위장관 이송률이 메토클로프라마이드를 적용했을 때보다는 37.9%, 시사프라이드를 적용했을 때보다는 31.4% 높게 나타났다.
이 부장은 "동결건조 오디 분말의 용량에 따라서도 위장관 이송률은 달라진다"며 "60kg의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분말의 경우 약 3g, 오디 열매의 생과 기준으로는 4~8알, 이는 오디 품종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다. 4~8알 정도를 한 번 먹었을 때부터 의미 있는 위장관 이송률의 증가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연구진과 함께 동결건조 오디 분말을 사람의 위장관 근육인 평활근 조직에 적용한 후 그 수축력을 측정했다.
위장관의 평활근 수축력은 위장관의 운동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서 위장관 이송률과 더불어 장관의 운동기능을 판단하는 주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평활근 수축력에는 주로 자발적 수축 운동과 장신경계의 지배를 받아 공복 시 음식찌꺼기와 세균 등을 대장으로 이동시키는 'MMC'라는 게 있다. 이는 '이동성 운동 복합체'라는 것으로 일련의 수축 운동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이 두 가지 모두를 측정했다.
측정한 결과, 동결건조 오디 분말은 자발적 수축 운동과 공복 시 음식찌꺼기 등을 대장으로 이동시키는 소화관 활동을 모두 2~3배 정도 수축 빈도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쥐 실험에 이어 사람의 위장관 운동 촉진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오디의 소화 및 위장관 운동기능 개선 효과를 검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오디 관련 식품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디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적 지원과 함께 오디산업의 기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연구를 통해 오디의 유효성분과 작용원리 등을 밝히고, 중장기적으로는 임상시험을 거쳐 관련 의약품 개발의 가능성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상재 부장은 "3년간의 코로나19 여파로 오디 관련 체험활동이 중단되고 오디 판로가 막히는 등 오디 생산농가에 큰 타격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위장관 운동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건강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