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파주 내 말라리아 군집 추정사례 각 3명 발생, 말라리아 경보 발령
- 모기 활동 시기인 10월까지 말라리아 예방수칙 준수 당부
- 발열, 오한 등 말라리아 증상 발생 시 의료기관서 검사 권고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올해는 일찍 찾아온 초여름 날씨와 잦은 비의 영향으로 4월부터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모기는 일본 뇌염, 필라리아, 뎅기열, 황열,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의 매개체이기도 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말라리아는 해외에서 발생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국내에서도 발생빈도가 매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도는 김포시와 파주시에서 말라리아 군집 추정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6월 1일 자로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지역 거주자와 방문객들에게 말라리아 감염 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도에서는 올해 첫 말라리아 경보 발령이다.
군집 추정사례란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에서 2명 이상의 환자가 증상 발생 간격이 30일 이내이고, 거주지 거리가 1km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 올해부터는 3명 이상일 경우 지역사회 내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시군구에 경보를 발령하는데, 김포시와 파주시에서 각각 지난 1일 3명의 군집 추정사례가 확인됐다.
6월 1일 기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1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명 대비 약 3배 급증했으며 이 중 경기도 환자는 69명으로 전국의 57.5%를 차지한다.
장우일 경기도 질병정책과장은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예방수칙을 준수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 시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모기에게 물린 후 발열, 오한 등 증상 발생 시 즉시 가까운 보건소(무료)나 의료기관에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 말라리아 발생 국가 여행 시에도 사전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20여 년 전 배우 김성찬씨가 해외촬영을 다녀온 후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사망하면서 국내에 알려진 말라리아는 포유동물의 혈액에 기생하는 원충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대부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방문했을 때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우리나라는 삼일열 원충의 감염으로 인한 말라리아가 주로 발생한다.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게 되면 간에서 증식한 후 혈관으로 침투해 적혈구를 파괴하게 된다. 이때 다른 모기에게 물리면 사람에서 모기로 원충이 이동하게 되고 이 모기가 타인을 물게 되면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 면역 상태나 감염된 원충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평균 7∼30일의 잠복기 후 두통, 고열, 오한, 식욕부진, 오한, 구토 등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48시간 주기로 오한기, 고열기, 발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오한기에는 체온 상승으로 심하게 춥고 몸이 떨리는 증상으로 치아가 떨려 말하기 힘들거나 글씨를 쓰기 힘든 정도의 증상이 30분에서 2시간 정도 지속될 수 있다.
발열기에 접어들면 39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 가증, 구토가 수 시간 지속된다. 이후에는 옷이나 침구류를 적실 정도로 심하게 땀을 흘리는 발한기가 찾아왔다가 체온이 급격하게 정상화되면서 무기력함이 나타난다.
대동병원 가정의학과 황혜림 과장은 “모기는 기후 환경 변화에 따라 발생 시기가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일찍 따뜻해진 만큼 말라리아를 포함한 모기매개 감염병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말라리아는 과거와 달리 조기 진단을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고 면역력이 약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를 포함해 모기매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 밝은 계열의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기피제 등을 사용하도록 한다.
가급적 풀숲, 웅덩이 근처에는 가지 않도록 하며 해질 녘부터 새벽 시간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모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 등을 점검하고 필요시 모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