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청,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으나 선제적 조치로 몽골 검역관리지역 추가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중국과 몽골 등에서 제1급 법정감염병인 페스트가 발생해 이들 지역 여행객들에게 주의보가 내려졌다.
페스트는 감염된 쥐벼룩에 물려 감염되거나, 감염된 동물 혹은 이들의 사체를 취급하면서 감염될 수 있으며, 페스트 환자가 배출하는 화농성 분비물에 직접 접촉하거나 폐페스트 환자의 감염성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6~8월에 중국 및 몽골에서 페스트 확진환자 5명의 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선제적 대응의 일환으로 몽골을 페스트 검역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페스트는 90년대 이후 대부분 사례가 아프리카에서 보고되었으며, 콩고민주공화국과 마다가스카르에서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 외 지역에서는 산발적 발생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콩고와 마다가스카르의 경우 최근까지도 환자 발생이 보고중이나, 해당 국가들의 감시체계 불안정으로 정확한 현황 파악은 어렵다. 콩고와 마다가스카르를 제외하고 2019년 이후 페스트 발생이 보고된 국가는 중국, 몽골, 미국 등이며, 각 국가에서 연 10건 이내 산발적 발생이 보고 중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페스트 환자나 페스트균에 오염된 설치류가 확인된 적은 없으며, 최근 5명의 페스트 환자가 보고된 중국 내몽골자치구 및 그 인접국가인 몽골은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풍토병 지역으로, 두 국가 모두 확진사례 외 추가 확진자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페스트는 림프절 페스트, 폐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 등으로 구분된다. 림프절 페스트의 증상은 통이 있는 림프절 부종과 고열, 권태감이 특징이고, 두통, 근육통, 오심, 구토 등 비특이적 증상이 발생한다. 폐 페스트의 경우 대개 심한 발열, 두통, 피로, 구토와 현저한 쇠약감으로 시작되어 기침, 호흡곤란, 흉통 및 수양성 혈담을 동반한 중증 폐렴으로 진행돼 사망하기도 한다. 패혈증 페스트는 발열, 오한, 극심한 전신 허약감, 소화기계 증상 등을 보이다 다발성 장기부전, 출혈, 피부 괴사, 쇼크 등으로 사망한다. 치명률은 림프절 페스트(5∼15%), 폐 및 패혈증 페스트(30∼50%) 등이다.
특히, 올해 국외 발생 보고 건은 모두 림프절 페스트로 다른 페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파 가능성 및 치명률이 낮다.
페스트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겐타마이신 (gentamycin), 독시사이클린 (doxycycline), 클로람페니콜 (chloramphenicol) 등으로 국내에서 상용화되어 있어 감염 후 2일 이내에 치료 시 높은 회복률을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현재까지 국외 페스트 발생에 따른 종합적인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되나, 최근 중국 및 몽골 여행객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페스트 검역관리국가에 몽골을 추가하고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또는 Q-CODE)를 통해 유증상자 감시 등 강화된 검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국외 보건당국 및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히 협력체계를 가동해 국외 페스트 발생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만일 페스트 균에 감염되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국내 환자 발생에 대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 등 페스트 환자관리와 통제를 위한 방역 대응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국외 페스트 산발적 발생상황에 대해 지나친 불안보다는 예방수칙 확인과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민들께서는 페스트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지역 방문 시 쥐나 쥐벼룩, 마못과 같은 야생동물(사체 포함) 접촉을 피하고, 발생지역 여행 후 7일 이내 페스트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나 보건소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의료진의 경우 “페스트 의심환자 진료 시 검역관리지역 입국자 여부를 잘 확인하여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살피고, 신속한 환자 신고에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