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 “위고비·젭바운드 등 새로운 GLP-1 치료제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
- 미국, 릴리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젭바운드’로 비만 치료제로 사용 허가
- “위고비 15kg, 젭바운드 30kg 감량 효과 데이터 나와”
- “약가 비싸 장기적 사용 어려워, 약 끊으면 바로 요요 단점”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로타이드)와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티르제파티드) 등 새로운 비만치료제들이 FDA(미국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으면서 비만 치료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은 지난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이 회장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지금의 비만 치료 흐름을 살펴보면, 재작년까지만 해도 수술이나 식이요법, 의료수가 등이 강조가 되었다면, 올해는 거의 GLP-1으로 모든 결론이 나는 것으로 세계 시장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현지시간 지난 9일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를 ‘젭바운드’라는 상품명으로 변경해 비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이 동시에 허가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강력한 라이벌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모두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 치료제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세마글로타이드가 15kg를 빼고, 그저께 비만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티르제파티드의 경우 30kg을 감량하는 데이터가 나왔다”며 “이제 약으로 모든 (비만 관련) 질환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예방약을 끊을 수 있는 레벨(Level, 수준)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일반 뉴스 상에서도 연예인들의 비만치료제 사용 전후 사진들이 계속 소개되는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GLP-1인 위고비의 부작용으로 ‘오젬픽 페이스’가 나왔다. 그러니까 다이어트 약을 먹어서 얼굴이 작아진 게 가장 큰 ‘사이드 임팩트’라고 해서 그게 하나의 이슈가 되고 있다”며 “원래 우리나라에 11월에 세마글루타이드가 출시될 것으로 예고됐으나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장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는 내년 상반기에도 (수입될지) 장담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GLP-1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주사제’라는 한계까지 사라질 경우 인기는 더욱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 회장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티드도 출시될 예정이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만 해도 17kg이 빠진다는 데이터가 있고 티르제파티드의 경우 이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10~15kg의 체중감량은 혈압이나 당뇨에도 효과를 보인다. 특히 GLP-1과 병합해 지방간을 치료하는 약물도 개발 중이고, 노인형 근감소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들도 나오고 있다. 지방만 빼주고 근육 감소를 예방하는 약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연구의사회는 최근 위고비를 생산하는 노보노디스크와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위고비 개발자와 임상을 진행한 캐나다, 미국 의사가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 약은 비용 문제로 계속해서 쓰기 어려운데, 약을 끊으면 빠르게 요요가 올 수 있다”며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국 의사도 ‘평생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출시돼 사용되는 위고비를 1년 간 사용할 경우 비용이 수 천 만원에 달한다.
이어 그는 “이런 현실들을 반영해, 회원들이 기초 이론적인 배경이나 실제 임상에서 우리가 적용시킬 수 있는 위고비 관련 세션을 마련했다”며 “현재 실제 임상에서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해외 데이터와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이사장은 “최근에 열린 미국 비만학회에 참가하니 위고비 도입 이후 비만치료를 하려는 의사가 급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비만 치료 의사가 급증할 수 있어, 내실 있는 치료를 위해 비만인증의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