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 “그룹 경영권 절대 뺏기지 않아”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의 경영권 공방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그룹 경영권을 절대 뺏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임종훈 대표는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의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고, 12월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 리더십이 구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 경영권은 제3자나 기타 세력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닌,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주주분들의 선택을 받았고, 현재 이사회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저를 중심으로 현행 체제가 계속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의 이사회와 관련, 2025년, 2026년 정기주주총회를 거치며 경영권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8일 개최될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며, 설령 이사진이 5대5 동수로 재편돼도 임종훈 대표이사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된다는 것이 한미사이언스 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오는 12월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41.4%의 지분을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 리더십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2025년 3월 정기주총 시 △3자연합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명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되고 △2026년 3월 주총에도 송영숙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으로써 임종훈 대표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져 지주사 지배력은 보다 확대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현재 임종훈 대표 측 이사진이 수가 불리한 구조지만 △2025년 3월 정기주총 시 3자 연합 측 1명의 임기 만료 △2026년 3월, 5명의 이사진이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임종훈 대표 측 이사 기용이 가능해져 한미약품의 이사회까지 주도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 이사회는 2025년, 2026년에 걸쳐 인적 교체가 이뤄지는데, 저에 대한 이사회의 신임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며, 특히 2026년 3월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7년 정기주총 시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를 비롯한 4인과 한미약품 3인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한미약품 등 그룹 경영권 장악 기간 내 임 대표의 경영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전 임직원을 비롯해 이사회와 주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종훈 대표는 한미그룹의 도약을 위한 중기 성장전략을 공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새로운 전략 방향의 키워드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과 ‘다각화’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한미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그룹이익을 1조원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먼저 ‘M&A’를 통한 성장과 관련해 한미그룹 내 제약부분이 보유하지 않았고 성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정신질환 및 신경계 관련 기업 인수합병으로 기존 보유 품목들과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어 그룹사 전반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R&D 역량 개선’을 위해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또한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전략도 펼친다. 국내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의료기기 분야 시장 내 수술 중 지혈 혁신, 조직봉합 및 유착방지 주력분야에서 동반 진단 및 바이오마커 수술용 로봇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치료 중심의 제약 영역 외 컨슈머 헬스 영역으로 진출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퍼스널케어 제품등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원료 CMO·CDMO 사업 확대(정밀화학) △상품 다양화 및 물류 역량 강화(온라인팜) △유럽 및 북미 등 신규 시장 개척(JVM) 등도 그룹사의 지원아래 적극 추진해야 할 과제로 선정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는 △임종훈 대표측의 지분이 25.6% △송영숙 회장 등 3자 연합 측 지분이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이 3.10%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 재단이 8.09% △국민연금이 5.89%를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는 “오는 28일 임시주총에서 그룹 내 가현문화재단, 임성기 재단이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재단이 본래의 설립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압박을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 재단이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각 계열사들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쪽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임종훈 대표는 “재단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사결정과 함께 현행대로 한미사이언스 중심의 그룹경영을 펼치는 것이 가족의 화합과 관계를 봉합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또한 그룹 내 재단 역할의 정상화와 함께 가족화합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의 ‘한미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과 관련해 신동국-송영숙-임주현 등 3인 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전략 발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3인 연합 측은 “6일 한미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발표자료(한미그룹 중장기 성장전략)는 최근 한미사이언스가 30여억 원의 비용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보고서에서 발췌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한미사이언스 자본 30여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보고서라고 하기에는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계열사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만 진행됐을 뿐, 작성되는 내용에 대해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더욱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은 한미사이언스에 입사한지 6개월도 채 안 된 계약직 임원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철학과 비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인사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한미약품 대표도 모르고, 전혀 상의된 바 없는 중장기 전략에 30여억 원을 투자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보고서의 전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공시에 기입돼 있는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열한 분쟁 중인 상황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이러한 중대한 투자 건을 이사회 논의 전에 외부에 먼저 발표할 수 있는 것인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인지 △기업 유증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크게 희석시킬 수 있는 유증 가능성을 공개하는 일이 과연 주주가치 제고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3인 연합은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분들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보다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실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핵심 요소가, 회사의 미래전략 때문이 아니라 두 형제분의 ‘과도3한 채무’란 점을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해당 보고서가 도출된 배경에는 형제 측의 과도한 부채를 탕감하려는 실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한미사이언스의 과한 비용 지출이 정당한 것이었는가에 대한 비판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