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 “파국 피할 기회 몇 차례 있어”
- “의대 증원으로 뻔히 파국 보이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나”
- “의료계 생각 이상으로 의대 정원 숫자 나오면 블랙홀 될 것 경고”
- “고위관계자와 만난 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이 ‘필수 의료 살리기’를 위해 보건복지부(복지부) 고위관계자와 정책 개발에 합의했지만,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대한의학회(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지난 10일 ‘의학회 학술대회’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정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파국을 피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고 밝히며 복지부 고위관계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의학회 회장) 취임 후 (복지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조찬을 하며 필수의료 패키지와 지역의료에 관한 발표가 나올 예정이란 말을 들었다”며 “(고위관계자가 의학회와) ‘같이 정책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수락했다”고 밝혔다.
몇 차례 의사 수 관련 발표를 하기도 했던 이 회장은 ‘의대 증원 문제’가 다른 의료계 문제를 모두 희석시킬 만큼 큰 파급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조찬)에서 의대 정원 숫자가 의료계가 기대하는 것 이상 나오게 되면 그게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잘 고려하고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정부에서 2,000명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이를 추진할 경우) 뻔히 파국으로 가는 것이 보이는데 어떻게 받아 들이냐”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의대 정원이 10% 증가 시 중대 변화라고 했는데 (2,000명 증원은) 10%를 훨씬 상회한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의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필수의료 정책이사에 김지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지역의료 정책이사에 김유일 전남대병원 내과 교수를 임명하는 등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의학회는 오는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언’ 세션을 마련해 지역의료 전문의들이 발표하는 순서를 가진다.
이 회장은 “2월 6일 갑자기 2,000명이란 말도 안되는 숫자가 나오면서 모든 게 매몰됐다”며 “필수의료 패키지에 포함된 이슈들이 의료 현장에서 실현되기 위해 디테일(detail, 세부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