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산림과학원, 잘못된 상식에 따른 야생버섯 채취 및 섭취 주의 당부
- 높은 습도와 기온에 야생버섯 중독사고 늘어, 해외여행시도 주의해야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독버섯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동남아 등에서 야생버섯을 잘못 섭취해 중독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덥고 습한 여름철 날씨에 빈번히 발생하는 야생버섯 중독사고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국가표준버섯목록시스템상 국내 자생버섯은 약 2,220종이 등록돼 있으며, 그중 식용할 수 있는 버섯은 422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산이나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야생버섯은 독버섯이거나 식용불명의 버섯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산속이나 계곡 등을 찾는 캠핑족들이 산나물이나 야생버섯 등을 채취해 먹는 경우가 늘면서 이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경기도 포천시 마을회관에서 주민 18명이 직접 채취한 버섯 요리를 섭취한 후 중독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특히, 민간 속설에만 의존해 야생버섯의 식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7~8월에 흔히 보이는 붉은주머니광대버섯, 붉은사슴뿔버섯, 붉은싸리버섯, 나팔버섯 등을 식용버섯으로 혼동하여 섭취했다가 중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버섯과 관련된 대표적인 민간 속설이 바로, '색깔이 화려하지 않고 원색이 아닌 것은 식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색깔을 지닌 달걀버섯은 식용버섯이지만, 수수한 외형과 색깔을 지닌 독우산광대버섯은 맹독성을 나타낸다.
또, 세로로 찟어지거나, 유액이 있는 버섯, 곤충이나 달팽이가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 은수저를 변색시키지 않는 버섯 등은 식용이 가능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독버섯 종류는 매우 다양해 하나의 기준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또한 야생버섯을 삶으면 독이 없어진다는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채취하여 섭취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광대버섯이나 무당버섯류의 아마톡신(amatoxin)은 열에 안정적이어서 끓여도 제거되거나 변하지 않으며, 건조하여 보관할 경우 이보텐산(ibotenic acid)이 무시몰(muscimol)로 변환되어 신경계 독성을 가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일부 먹물버섯류는 비휘발성 독소물질인 코프린(coprine)을 갖고 있어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면 호흡곤란 등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 국외여행이 증가하며 태국 등 동남아에서 환각버섯 섭취로 인한 사망사례 또한 발생하고 있다. 환각버섯 섭취 시 환각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이 대사를 통해 실로신(psilocin)으로 변하면서 환각을 일으키는데, 이는 피부로도 흡수될 수 있어 접촉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이경태 임업연구사는 “잘못된 지식으로 야생버섯을 섭취로 인해 중독사고로 이어지기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눈으로 보고 즐겼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